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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권도 전문가에 관한 단상
  •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분과 부위원장
  • 승인 2006.05.15 00:00
  • 호수 498
  • 댓글 0

“주어진 공공지위와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이익을 쫓아 명예와 사명감의 숭고한 의미를 상실하는 어리석은 전문가가 아니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장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전문가들이 태권도 경기문화의 올바른 정착에 초석이 되어 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즈음해서 시작된 대한태권도협회의 경기가 정말 숨 돌릴 틈도 없이 가파르게 달려와 4월의 중반을 넘어서야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전남 여수에서 시작된 종별대회(고등부, 일반부, 여자부)를 필두로 경남 창원의 3.15 대회, 경남 사천의 종별대회(중등부), 이 대회와 중복으로 치러진 강원 홍천의 대학선수권 겸 세계대학대표 선발전, 그리고 용인대총장기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각종 태권도 경기장에는 수많은 승부가 이뤄지고 있으며 소수의 승자보다는 다수의 패자들이 생겨나고 그들은 스스로를 또는 판정을 내린 심판들이나 자신에게 불리하게 적용된 듯한 애매한(?) 경기규정을 원망하면서 절치부심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경기장을 떠나곤 한다.

말 많고 탈 많은 경기장에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많은 대회 관계자들이 체계적이며 원활한 대회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승리지상주의에 목을 맨 감독, 코치들과 자기 자식들의 입상을 오매불망 염원하는 선수들의 부모들…. 그러한 동질의 목적을 가진 집단들을 모아서 대회를 주최, 주관하는 협회나 연맹의 임직원들…. 그들 중에는 협회 기술심의회 소속의 경기분과, 심판분과, 기록분과, 질서대책분과 등의 전문 직책을 가진 임원들이 태권도 경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누구인가? 소위 말하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태권도 경기장에서 보낸 세월들이 작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에 이르는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의 경력은 태권도 경기장내의 한 축으로써 경기의 원활한 진행, 선수간 우열의 판가름, 각종 판정의 기록화, 그리고 경기장의 질서유지 등의 분야에서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노하우로 나타나고 있다.

첨예한 승부가 다반사인 경기장에서는 매사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으며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경기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많은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기장에서 그 전문가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으로 바르고 정확한 판정문화를 창조해 나감으로써 태권도 경기도 사회의 한 문화로써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 신문지상에서 전문가들의 식견과 사명감, 용기는 문외한들의 다수의 위력으로도 대체 될 수 없는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평하는 어느 교수의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전문가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지위와 보수가 주어지며 사회의 존경이 뒤따르나보다.

그러할 진데 태권도 경기장에서의 전문가들(경기, 심판, 기록, 질서)은 척박한 토양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태권도 경기장의 다른 집단들의 시각에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

대다수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오직 명예와 사명감으로 스스로를 내던진 그들은 자신의 직업과 가정으로부는 늘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경기장 일각에서는 편협하고 부정적인 편견으로 그들을 평가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묵묵히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목에 방울을 매면서 척박한 환경과 승자의 환호 속세 가려지는 고행의 길이지만 편견의 파도를 넘어가면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큰 성취감과 작지만 고귀한 명예의 피안에 이를 것이라는 믿음이 그들의 오늘을 있게 한다.

주어진 공공지위와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이익을 쫓아 명예와 사명감의 숭고한 의미를 상실하는 어리석은 전문가가 아니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장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전문가들이 태권도 경기문화의 올바른 정착에 초석이 되어 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또한 대한태권도협회를 포함하여 각 태권도 기관들은 그런 전문가들의 발굴과 적재적소의 배치 그리고 그들의 명예를 지키기에 충분한 대우를 위해 가일층 분발하시길 당부드린다.

어쩌면 그 일이야 말로 위기에 처한 오늘날의 태권도를 희생시킬 수 있는 구국의 결단인지도 모르겠다.

계절의 여왕!

그 5월이 오면 양심적이며 용기있는 진정한 전문가들을 빛 고을의 도시 광주에서 만났으면 한다.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분과 부위원장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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