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은 어려서부터 체육관에서 수련한 학생,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선수로 지냈던 학생 등 배경이 꽤 다양한 편이었다. 상대 선수의 실력이나 전략을 가늠할 수도 없기에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그러나 움직임부터 파워, 스피드까지 동아리 선수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다. 신성대학 1년생 조미리. 대천여중 시절 선수생활을 했다는 조미리는 중학교 때 소년체전에 충남대표로 세 차례나 연거푸 출전했을 정도.

하지만 단신의 조미리는 전국대회에서 장신선수들에게 거듭 패하며 고교 진학 때에는 태권도를 포기하고 에어로빅을 선택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 우여곡절 끝에 조미리는 다시 신성대학에서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다. 아직도 키는 153cm.

한권상 태권도전공 교수는 “운동신경이나 근성, 두뇌회전까지를 모두 갖춘 우수한 선수입니다. 시범단에서도 여학생들에게 힘든 고난이도 동작이 가능할 정도며, 스스로 노력도 많이 하는 큰 재목입니다” 라며 칭찬했다.

경기가 끝나고 관중석에서 만난 조미리는 오른쪽 팔뚝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손가락 골절이었다. 나흘 전 겨루기 연습 도중 입은 부상이라며 웃는다. 그 손으로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두 경기를 모두 RSC승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한 조미리의 투혼이 아름다웠다.

-우승 소감?
“비록 대학2부에 출전했지만 3년 동안 운동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나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다시 태권도에 도전해볼 마음이 생겨서 너무 기쁩니다.”

-대천여중 당시 충남대표였다는데.
“네, 소년체전에 중학교 1, 2, 3학년 때 내리 충남대표로 출전했어요, 하지만 키 큰 선수들에게 8강에서 다 패했고, 좌절했었죠.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고교시절에는 에어로빅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왜 신성대학에서 다시 태권도를 하게 됐나?
“에어로빅으로 대학을 가려고 노력해 입상도 많이 했는데 원했던 대학에 떨어졌습니다. 막막하더군요, 그때 옛날에 즐거워서 했던 태권도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당시 코치님을 찾아뵈었더니, 신성대학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중간에 잠깐 벗어나긴 했지만 태권도는 저에게 자신감과 인내를 깨닫게 해준 인생의 가르침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신성대학에서 겨루기와 시범과 품새를 모두 종합하여서 배우고 있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뒤떨어져있다는 생각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꼭 태권도로 인정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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