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에는 서울, 경기 다음으로 체육관이 많다. 하지만 체육관 수에 비해 고등학교 태권도팀은 그리 많지 않다. 태권도팀을 가진 고등학교는 양산고를 비롯해 경남체고, 구암고, 경원고, 용호고, 제일고 등 6개 밖에 되지 않는다.

6개 고등학교 중 하나인 양산고의 태권도팀은 창단된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이렇다 하고 내세울 성적은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바닥을 기는 팀도 아니다. 항상 중간 정도를 가는, 그저 그런 팀이었다.

그런 양산고에 새로운 기운이 일고 있다. 재작년 최정대 교장과 서대원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양산고등학교는 경남을 대표하는 고교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아가 전국적인 태권도 명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시기에 부임한 두 사람은 궁합도 잘 맞는 셈. 최 교장은 하나 밖에 없는 운동부인 태권도팀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우선 태권도팀이 훈련하는 시설면에서 최 교장은 최고의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태권도 전용경기장은 아니지만 학교 내 실내체육관을 오후 2시부터는 태권도팀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실내체육관 안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기구들도 넉넉하게 비치하여 선수들의 훈련효과를 배가시켜준다. 또 태권도팀이 겨냥하는 모든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출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양산시에서도 1억 7천만 원을 지원받아 기존의 기숙사를 재건축하게 됐다. 선수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하여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시설이 좋고 지원이 든든하다는 학교에 관한 좋은 소식들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선수들도 이곳 양산고등학교로 들어오고 싶어 할 정도가 되었다.

서 감독은 최 교장의 든든한 지원에 답례라도 하듯 해가 갈수록 안정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13명 뿐이던 선수를 지금은 28명으로 늘렸고, 내년에는 30명 이상으로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서대원 감독은 동성고를 졸업하고 용인대를 다녔으며, 군 제대 후에는 남미의 페루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5년 동안 맡아 지도했다.  귀국 후 10여년간 김해의 경운중학교를 맡아 소년체전에서 3위, 중고연맹대회 1위, 3·15대회 1위 등의 좋은 성적을 내며 우수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다.

지도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누구나 자기만의 지도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다. 서 감독 나름의 노하우는 우선 선수 개인별 특성에 맞추어 맞춤식 교육을 한다는 것.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장, 단점을 파악하여 수정과 보완을 반복하게끔 한다.

운동부의 기숙사생활에서는 지루함이 가장 큰 적이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갇혀 있다 보면 지루하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 감독은 훈련시간 외에는 자유시간을 충분히 주고 여가활동을 적극 권장해 운동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또 선수생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정신교육도 빠뜨리지 않고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와 지도자, 선수가 삼위일체가 되어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최정대 교장, 조일환 부장 등 학교 관계자들의 든든한 후원에 힘입어 서 감독은 정해영 코치와 함께 땀 흘리며 어린 선수들과 미래의 태권 명문을 위한 긴 호흡을 맞춰 나가고 있다.

명문이라는 칭호를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양산고등학교에 ‘명문을 꿈꾸며’라는 보도특집의 타이틀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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