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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3층 강당. 한 주일에 두 번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태권도 수업이 진행된다. 현재 이곳에서 수련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은 총 150여 명. 보통 한 시간 수업에 7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이 육체노동자로 고달픈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다. 수련비와 도복은 안산시에서 지원해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안산시 거주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련을 제안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교환 관장. 김 관장은 시의원을 두 번이나 지내며 안산에 애정을 쏟아 부어온 사람이다. 김 관장은 “태권도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과 안산 시민들 사이에 벽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프로그램을 시작한 취지를 설명했다.
외국인 대상 태권도 수업이 시작되면서 김 관장은 자신의 제자인 손희정, 박현수 사범과 함께 자신도 수업에 직접 참여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히려 국내의 다른 태권도장들과는 다르게 강도 높은 수련을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고용주들의 횡포와 시민들의 잘못된 선입견 등으로 힘들어 하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또 그런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에 대해 반감을 가짐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범죄를 저지를 수 도 있죠. 태권도는 이들에게 한국의 예의를 가르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태권도가 분명히 이들과 시민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이곳에서 1년 남짓 수련을 받아온 외국인 근로자 수이 소띠아(30, 캄보디아) 씨는 모국에 돌아가 한국어와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이 꿈이다. 소띠아 씨는 “한국에서는 좋은 기억뿐입니다. 교육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여기서 일하면서 꿈이 구체화됐죠. 캄보디아에 돌아가면 꼭 한국어와 태권도를 가르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현재 소띠아 씨는 일과가 끝난 저녁이나 일이 없는 주말에 한국어와 태권도를 배우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젊은 청년 산또(26세) 씨는 “태권도를 배우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건강해졌어요” 라며 “근무시간과 수련시간이 맞지 않는 친구들은 태권도를 배우지 못해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는데, 태권도 수업시간을 좀 더 늘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서툰 한국말로 태권도를 칭찬했다.
국내 태권도장은 이미 아이들이 점령한 지 오래다. 덕분에 태권도장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배워보는 운동이라는 관념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모국에서 이미 태권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은 한국에 와 일하면서 태권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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