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월드 그랑프리 3회 우승자는 강했다 '플라잉 젠틀맨' 레미 본야스키(33, 네덜란드)가 28일 'K-1 월드 그랑프리 요코하마' 대회에서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28, 네덜란드)에 판정승을 거두며 K-1의 자존심을 지켰다.

바다 하리를 KO로 꺾은 바 있는 오브레임이지만, 완벽히 대비한 본야스키를 꺾기에는 무리였다.본야스키는 3라운드 이전까지 오브레임의 변칙 공격에 고전하면서도 계속해서 틈을 노렸고, 3라운드 후반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철벽 가드 또한 여전했고, 다운을 뺏은 후의 경기 조율 능력 또한 K-1 챔피언 다웠다.

1라운드는 오브레임의 기습적인 플라잉 니킥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본야스키의 가드는 역시 두터웠다. 오브레임이 어퍼컷, 로킥으로 다양하게 공략했지만 본야스키의 가드는 열리지 않았다. 본야스키는 시간이 지날수록 콤비네이션 공격 횟수를 늘리며 오브레임을 공략했다.

2라운드 초반 본야스키가 좀 더 공격적으로 펀치를 뻗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브레임은 종합격투기를 연상케하는 클린치를 시도하며 계속해서 달라붙었고, 여의치 않자 본야스키를 땅에 메치기까지 했다. 본야스키는 오브레임의 변칙 플레이에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브레임은 다리 걸어 넘기기로 3라운드의 포문을 열었다. 오브레임은 무릎 안쪽을 공략하는 변칙 니킥으로 본야스키에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본야스키는 축척해 놓았던 힘을 단 한 번에 폭발시키며 승기를 가져갔다. 1분을 남겨놓고 오브레임에 니킥을 적중시킨 본야스키는, 휘청거리는 오브레임에 깔끔한 라이트 펀치를 성공시키며 다운을 뺏었다. 오브레임이 일어나 반전을 노렸지만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판정단 전원이 본야스키의 승리를 선언했다.

일본의 작은 파이터, 헤비급 토너먼트 정상 등극

이날 열린 'K-1 헤비급 챔피언 결정 토너먼트'에서는 일본의 신예 마에다 케이지로가 우승했다.

당초 마에다는 토너먼트에 참가한 멜빈 마누프, 구칸 사키, 타이론 스퐁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마에다는 특유의 거리 조절 능력을 이용한 운영 능력을 보였고, 특히 4강전에서는 '사람 잡는 파이터' 멜빈 마누프를 KO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마에다의 결승 상대는 타이론 스퐁을 꺾고 올라온 구칸 사키. 경기 운영 능력 및 전광석화 같은 공격을 특기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스타일의 파이터였다.

하지만 훅보다는 확실히 스트레이트가 앞섰다. 마에다는 구칸 사키의 왼손 훅에 맞춰 오른손 스트레이트라는 필살기를 준비해왔다. 마에다의 오른손은 구칸 사키의 가드를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날카로웠다. 결국 마에다는 연장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심판 판정 2대 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피터 아츠, 여전한 노련미 과시

K-1의 전설 피터 아츠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서운 신예 에롤 짐머맨을 쓰러뜨렸다. 22살이라는 어린 나이도 K-1 원년 파이터의 노련미를 넘지 못했다.

짐머맨은 경기 내내 강력한 스윙으로 아츠를 위협했다. 하지만 아츠는 보디블로와 로킥을 적절히 섞어가며 짐머맨을 괴롭혔고, 틈틈이 하이킥과 원투펀치마저 선보였다. 아츠의 다양한 공격을 못 견딘 짐머맨은 연장 들어 링에 기대 주저앉기도 했다. 판정단은 아츠의 만장일치 판정승을 선언했다.

제롬 르밴너는 가라데 파이터 에베르톤 테세이라에게 총 5라운드 간의 경기 끝에 판정패했다. 밴너가 펀치와 킥을 섞어주며 공격했지만 테세이라의 끊임없는 공격은 보는 사람마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테세이라는 밴너에 여러 방의 펀치를 허용하면서도 무섭게 돌격했다. 결국 테세이라는 적극성과 공격 시도 횟수에서 앞서며 판정승을 거뒀다.

세미 슐트, 3일 준비 후 승리

불과 대회 3일 전인 25일 출전 제의를 받았지만 세미 슐트는 여전히 '격투로봇'처럼 강했다. 슐트는 2미터의 거한 헤스디 게르그스를 맞이해 특유의 '오지마' 앞차기와 왼손 잽 등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다. 슐트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또한 여전했고, 게르그스는 K-1의 괴물을 상대로 3라운드까지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K-1 본선 무대에 처음 진출한 유양래는 일본의 노다 미츠구에 판정패했다. 유양래는 1라운드에 로킥과 니킥 등을 앞세워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2라운드 이후 노다의 노련미에 휘둘리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 왼손 훅에 의해 다운당하기도 한 유양래는, 결국 심판판정 3대 0으로 판정패했다.

김지훈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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