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서울 중화중 3년)은 150cm 단신이다. 1, 2학년 시절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특유의 승부근성, 꾸준한 노력이 그를 유망한 선수로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제주평화기대회 입상을 기대했지만 8강에서 체급 우승을 차지한 김민정(금곡중)을 만나 키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3.15 전국대회. 회전공격을 비롯해 다양한 공격술과 파워로 재무장한 이진경은 매 경기마다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첫 전국대회 메달색깔을 금으로 결정지었다.

중화중 이창환 코치는 “체급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지만 파워와 스피드가 좋다. 또 회전공격이나 상단 공격이 좋아서 분발하면 대표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호평했다.

순정만화를 즐겨보고 친구들 사이에선 언제나 장난꾸러기가 되는 이진경.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춘기 여중생이지만 경기장에서의 야무진 모습이 그의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우승했을 때 멋진 세리머니를 보였는데 기분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정신이 없었지만 친구들과 약속했던 세리머니를 보여줘야겠단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그것도 두 번이나. 그리고는 곧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가장 먼저 알리고 싶었거든요.”

-경기 내내 여유가 있어 보이던데. 특히 뒤지고 있을 때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점수가 뒤질 때 다급한 마음에 공격을 들어가다 낭패를 본 적이 많았어요. 심지어는 RSC로 패한 적도 있거든요. 그런 경험이 많다보니 함부로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게 됐어요. 속마음은 엄청 다급했지만요.”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왼발 뒤차기가 약해요. 그리고 실패하는 공격을 자꾸 시도는 경향이 있어서 지적을 받곤 하는데 그런 것들이 고쳐야 될 부분인 것 같아요.”

-가족은?
“부모님과 오빠와 나. 하지만 오빠는 미워요. 종종 절 괴롭히거든요(웃음)”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없어요. 하지만 존경하는 사람은 부모님이에요. 여태까지 나를 키워주고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이 가장 좋아요.”

-태권도는 언제부터 왜 시작했나?
“아버지가 25년째 도장(서울 망우동 아성체육관)을 운영하세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자연스럽게 접했지만 선수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중학교 입학할 때 아버지가 태권도를 권유해서 어쩔 수 없이 시작했어요.”

-앞으로의 꿈은?
“빵가게를 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까요(웃음). 아직은 어리지만 태권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임수정 언니처럼 올림픽 금메달도 따고 싶고요.”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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