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지난 13일로 제3대 WTF 총재 당선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4월 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WTF 총재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조 총재는 태권도의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며 WTF를 이끌어왔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취임사 모습.

조 총재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2012년 런던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선정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당시 조 총재는 ‘태권도의 개혁’을 강조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IOC 위원들과 접촉하며 태권도를 홍보했다.

조 총재는 IOC 총회를 마치고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스포츠기구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면 4년 뒤에 또 다시 올림픽 경기종목 선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며 “준비한 개혁 프로그램을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4년간 100% 이뤄내야 한다”고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태권도의 올림픽 경기종목 지위를 지키는 데 기여했다는 근거를 들어 태권도계는 조 총재의 개혁적인 마인드가 WTF를 새롭게 탈바꿈시킬 것이고, 나아가 태권도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태권도사관학교 설립, WTF 본부 신축, 전자호구 도입, 경기규칙 개정, 세계품새대회 개최, 저개발국가 지원, 소속회원국가 증대 등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굵직굵직한 사업의 추진을 가속화했고 임기가 종료되는 2009년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또 논란의 소지가 많은 WTF와 ITF 간의 교류문제도 원만하게 풀어가고 있고, 국제스포츠행사인 스포츠어코드를 국내에 유치해 직접 조직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등 대외적인 활동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태권도계에서도 역시 조 총재가 지휘하는 WTF의 추진 사업들 대부분이 태권도 발전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 총재의 WTF 운영에 대해서만은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다. 우선, WTF 사무처 내부 직원들 간에 만연한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외부의 WTF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았다.

또 비합리적인 행정시스템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부정과 비리가 발생하도록 방치했고, 이를 경찰수사로까지 확대되기 전에 개선치 못한 점도 조 총재에 대한 비판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WTF와 국기원의 업무협조체제가 공고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조 총재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럽, 팬암 등 대륙연맹이 자체 단증 발급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해 단증발급의 권한에 대한 혼선이 우려되고 있는 터에 WTF조차도 시범단 창단 추진, 명예 10단증 수여 등 국기원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상황들을 야기시킨 일련의 사례들도 태권도계의 화합을 바라는 태권도인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됐다.

WTF의 수장으로서 조 총재는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겠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할 듯 하다. 현재 추진 중인 각종사업을 구체화하는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WTF 직원들, 나아가 전체 태권도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야말로 향후 조 총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조정원 WTF 총재 어록

- “개혁위원회 개선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올림픽 참가종목 유지 이뤄내겠다.” (2005년 4월 13일, WTF 정기총회에서)

- “명실상부한 국제스포츠기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WTF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2005년 4월 28일, WTF 사무처 임명장 수여식에서)

- “퇴출설 거론되지 않도록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2005년 7월 14일, IOC 총회에 참석한 후 인천공항에서)

- “한국이 세계에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이며 이처럼 소중한 것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2005년 7월 19일, WTF 창립 32주년 기념ㅅ힉에서))

- “태권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기종목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2005년 9월 20일, WTF 문화 콘텐츠회의에서)

- “태권도 중흥기를 위해 WTF는 올해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전자호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2006년 1월 1일, 2006년 신년사에서)

- “각자의 목소리보다는 WTF 전체의 화합을 우선시 해야 한다.” (2006년 1월 3일, WTF2006년 시무식에서)

- “품새가 활성화되면 현재 6천만명인 태권도인구가 1억명이 될 것이다.” (2006년 2월 25일, 한양대 특강에서)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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