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경기도 시흥시 군자중학교 체육관에서는 시흥시를 대표해 소년체전 경기도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선수를 가려내는 경기가 열렸다.

전국대회도 경기도대표 선발전도 아니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이 대회에서 패배하면 초·중등부 선수들의 최대 잔치인 소년체전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18명으로 구성된 대흥중 태권도부는 이날 무려 11개의 경기도대표 선발전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예상했던 선수들의 1차 예선 통과로 김인용(34) 코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김인용 코치

대흥중은 1998년 김 코치가 팀을 맡은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도 많은 전국대회 메달을 획득했다. 제주평화기대회를 시작으로 각종 전국대회에서 빠지지 않고 입상했고 광주 5.18민중항쟁추모기념대회에서는 3학년 김종민이 체급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획득한 전국대회 메달이 총 15개다.

김 코치는 “작년에 3학년생 9명이 모두 전국대회나 경기도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며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고, 지도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라며 만족을 표했다. 메달 숫자도 중요하지만 작년에는 유난히 8강전서 고배를 마신 선수들이 많았다. 메달권 문턱인 8강전 경기가 많았다는 것은 곧 입상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말이다.

올해 남자선수 중에는 여지훈(L-헤비, 3학년)이 눈에 띈다. 170cm로 단신이지만 10cm 이상 키 차이가 나는 상대도 힘과 스피드로 극복해 내는 선수다. 아직 전국대회 메달이 없는 여지훈은 지난 2월 제주평화기대회 8강전에서 종료 7초를 남기고 역전패를 당한 아쉬움에 훈련에 더욱 적극적이다.

여자선수 중에는 박현아(플라이, 3학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빠른 앞발차기와 뒤차기에 자신 있는 박현아는 경기운영능력도 뛰어나 올해 소년체전 경기도대표도 노려볼 만하다.

대흥중 태권도부 훈련장에는 유난히 웃음이 많고 편안해 보인다. 훈련에 몰두하느라 굳어있는 타교 태권도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훈련 중에도 선수들의 경직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들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김 코치의 생각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 의견도 자주 듣는다. 대표적으로 받아들여진 건의가 바로 경기장에서 매 회전 사이 휴식시간에 선수들을 의자에 앉게 하는 것이다. 대흥중 태권도부는 경기 중 휴식시간에 코치석 의자에 앉아서 지시를 듣는다.

“생각보다 결과는 좋더군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한 이후부터 대회 성적이 조금 좋아진 것 같아요. 아마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좋습니다.”

시흥시대표선발전을 앞두고 겨루기 연습에 전념하는 대흥중 태권도부.

이런 상호간의 의견 수렴과 대화가 대흥중 선수들이 훈련장, 경기장에서 경직되지 않고 지도자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김 코치는 오늘도 변함없이 “경기를 준비하며 흘린 땀방울이 언젠가는 큰 결과로 너희들을 다시 찾을 것이다” 라는 말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 준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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