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을 다니기에 적절한 나이는 몇 살일까? 대부분의 관장들은 입관 적정연령을 7세로 꼽는다. 7세 이전의 아이들은 실질적으로 도장에서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는 통합교육에 비효율적이다.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고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도장에서 교육하기가 쉽지 않다.

박영일 관장

경기도 이천시 송암태권도전문교육관에는 5세부터 입관이 가능하다. 올해 따로 개관한 80여 평의 유아전문 도장이 있기 때문이다. 송암태권도전문교육관의 박영일(35) 관장은 한 도장에서 따로 분리해 수업하던 유아(5~7세)들을 위해 전문 도장을 만들었다. 본관 바로 옆에 위치한 2관이다.

벽면 그림에서부터 바닥과 모서리 등 아이들이 부딪힐 위험이 있는 모든 곳에 설치된 안전시설, 조명과 분위기 등 모든 부대시설까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와 정서에 정확히 맞춘 도장이다. 교육내용 역시 말할 것도 없이 유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장에서는 교육내용이 중요하지만 환경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일수록 환경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현재 5~7세 아동은 80여명. 전담사범 세 명이 각 연령대별로 아이들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이천에서의 도장운영이 8년째인 박 관장은 오래전부터 수련기간에 비례한 급수별 분리 교육방식이 실질적으로 효과적인 교육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박 관장이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 ‘태권도장의 학교화 시스템’ 이다. 나이와 운동능력에 맞추어 분리 수업하고 담임사범을 두어 좀 더 세부적으로 수련생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넓은 장소가 필요하다. 송암태권도전문교육관에는 박 관장을 포함해 태권도만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사범이 7명이다. 여기에 상담 전문교사 한 명에 차량운행 기사가 두 명이다. 교육관은 120평이 넘는 넓은 공간에 두 개의 도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학교화시스템은 비단 유아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유아들을 제외한 초,중,고 수련생들도 연령대와 급수를 감안하여 분리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관장은 태권도장을 하나의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유치부 어린 수련생의 도복을 바로잡아 주는 홍지석 주임사범.

“태권도 종주국의 태권도장은 단순한 체육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격과 운동, 사회성 등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종합적인 것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학년 학생과 저학년 학생은 급수가 같더라도 통일된 교육이 이루어 질수 없다는 것이 박 관장의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최근 도장에서는 태권도 이외에도 많은 교육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태권도장 교육은 소형화, 통합화되어 있다. 연령대별 분리 교육이나 담임사범제도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일반적으로 쉽게 실행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송암태권도전문교육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멈추어 있지 않고, 조금씩 끊임없이 변화했고,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상태다.

박영일 관장이 인성교육 시간에 한쪽 다리를 잃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한 축구선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박 관장은 “벌써 오랜 전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생겨 지속적으로 보완하다 보니 여기 까지 왔네요. 하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교육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태권도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라며 마음속 품은 큰 뜻을 밝혔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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