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직립보행을 통해 자유로워진 두 손을 사용하여 결국 만물의 영장에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중력에 의한 병, 즉, 치질과 디스크를 얻게 되었다.

요추는 상체, 경추는 두부를 각각 지탱하고 이를 움직이지만 이 과정에서 단단한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또한 디스크에는 원활한 혈액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영양 공급과 노폐물 제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20세 이후로는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며 40세 이후에서는 90% 이상에서 퇴행성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홍성준.

이러한 변화로 인해 추간판의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의 탄력이 떨어지고 결국 추간판 내부의 수핵이 섬유륜을 파열시키며 돌출되는데 이러한 질환을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주요 증상은 요통과 좌골 신경통인데 이는 주로 돌출된 수핵에서 나온 염증 유발 물질들이 허리 및 다리로 가는 신경들에게 염증과 부종을 일으켜 이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는 이러한 염증의 신속한 해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통증클리닉에서는 이러한 원인을 일으키는 디스크를 MRI를 통해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X-선 투시기를 보면서 국소마취 하에 디스크와 신경 사이에 정확히 바늘을 삽입한 후, 염증이 일어난 부위를 생리 식염수로 깨끗이 세척해 주고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소 마취제와 염증을 가라앉게 하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한다.

이러한 치료법을 선택적 경추간공 경막외 차단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시술받아야 하며 2~3회까지 시행할 수 있고 71~84%의 환자에서 6개월~1년 이상의 장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통증이 사라진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운동 치료 및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일단 돌출된 디스크는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에 걸쳐 위축되거나 심지어는 없어지기까지도 하는데 아마도 인체의 면역 반응에 의해 대식세포가 돌출된 디스크를 이물질로 간주해 포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추간판 탈출증의 정도가 심해 하지마비나 근육의 위축,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오거나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통증은 환자에게 고통뿐만 아니라 무력감,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의 문제를 일으키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이를 해소하고 환자를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의사와 환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홍성준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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