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코리안' 데니스 강(31, 아메리칸 탑팀)이 UFC 데뷔전에서 쓴잔을 마셨다. 데니스 강은 18일(한국시각)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UFC 93'에서 미국의 앨런 벨처(24, 미국)에게 2라운드 종료 직전 기습적인 길로틴초크를 당해 TKO패했다.

데니스 강은 K-1 히어로즈와 드림에서 2연패를 기록한 후 최근 김재영과 마빈 이스트먼을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2라운드 후반 상대에게 목을 내주면서 허무한 패배를 기록했다. 데니스 강의 무기력한 패배. 무엇이 문제였나?

앨런 벨처의 압박에 1라운드부터 밀려

데니스 강의 상대인 앨런 벨처의 신장은 188cm로 180cm인 데니스 강보다 8cm가 더 크다. 일류 선수들의 타격전에서 8cm의 신장차는 사실상 작은 선수가 차와 포를 떼고 겨루는 것과 같을 정도로 불리하다. 더욱이 앨런 벨처 역시 타격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데니스 강에게는 적지않은 압박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크다.

1라운드 초반 데니스 강은 특유의 경쾌한 스텝과 안정된 복싱 기술로 몇차례 유효타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벨처가 시종일관 링 중앙을 차지하고 데니스 강을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벨처는 데니스 강의 펀치를 버텨내며 주먹을 내 뻗었고 주먹을 섞어본 데니스 강은 그라운드 승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힘과 압박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클린치 상황에서도 데니스 강은 벨처의 힘과 무에타이식 빰 클린치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태클을 시도하며 그라운드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성급한 서브미션 시도…마음이 급했다

타격, 파운딩, 서브미션 등 대부분의 공격이 허용되는 종합격투기에서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기술로 상대의 가장 취약한 점을 공략하는 것이 '전략'이다. 데니스 강은 1라운드 초반 상대를 파악한 후 일찌감치 전략을 택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 하지만 그라운드에서의 경기 운영은 그렇지 못했다.

1라운드 초반 성급한 서브미션 시도로 유리한 포지션을 계속해서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그라운드 상황에서 다양한 파운딩 공격을 섞지 않고 가드 패스와 서브미션만을 고집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를 여러차례 테이크다운시켰던 1라운드는 데니스 강이 유리하게 가져갔지만, 앨런 벨처에게 확실한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오히려 앨런 벨처가 데니스 강의 태클을 예상할 수 있는 틈을 노출하고 말았다.

결국 데니스 강은 앨런 벨처의 타격전 압박에 밀리던 2라운드에 또다시 같은 패턴의 태클을 시도했고 목을 잡히며 패할 수밖에 없었다.

떨어진 자신감 되찾는 것이 과제

데니스 강이 UFC 데뷔전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그의 실력을 의심할 수는 없다. 데니스 강의 타격이나 그래플링 기술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문제는 떨어진 자신감을 어떻게 회복하느냐다.

프라이드 시절 자신있는 공격으로 연승가도를 달린 이후 데니스 강의 페이스가 급격히 무너진 것은 추성훈과의 대결 이후다. 추성훈과의 대결에서 이전에 맛보지 못한 KO패를 당한 이후 데니스 강은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드림에서 게가르 무사시와의 대결도 마찬가지다. 장신의 타격가를 만난 데니스 강은 초반부터 타격전을 피해 상대를 테이크다운시켰고, 무리하게 파운딩을 시도하다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패했다.

이번 경기도 게가르 무사시와의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키가 큰 상대의 타격을 경계한 나머지 같은 방식으로 태클을 시도하다 빈틈을 노출했다.

데니스 강에게는 UFC에서 세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의 행보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는 다음 경기다. UFC는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선수에게 결코 너그럽지 않다. 언더카드 강등, 심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데니스 강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이다. 아직 퇴출이나 한계라는 단어를 논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불안한 시작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추스르고 정리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김지훈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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