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0월 3일. 칼스루헤 체육관 개관 10주년이 되는 날이자 새 체육관을 개관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체육관의 카페테리아에서 10년 동안의 회원, 전 유단자, 전 사범 및 지도교사, 그리고 직원 모두를 초청하여 조촐한 기념파티를 열었다.

곽금식 사범.

집사람이 손수 불고기, 김치, 잡채, 김밥 등을 준비하였고 참석한 사람 모두와 음식을 나누면서 지난 10년간의 회포를 풀었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초기에 어려웠던 점, 대회참가 성적, 각종 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100여명이 모인 이 자리는 10년간 찍은 필름을 함께 거꾸로 돌려 보는 것처럼 모두 즐거운 담화로 끝이 없었다.

오랫동안 나를 신뢰하고 운동을 열심히 했던 수련생들, 유단자들, 늘 주변에서 도움을 주었던 독일 친구들에게 나의 마음이 담긴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여러분이 있었기에 나에게 오늘과 같은 성과가 있을 수 있었고 1년 전 자립하여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음을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이 체육관의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뜻을 전달하였다.

체육관에는 유년 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워 성인이 된 관원들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업을 충실히 하고 있음은 물론 꾸준히 태권도를 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길러온 덕분일 것이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단련하여 한국의 유단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나는 기본동작인 서기, 지르기, 막기 등의 기술지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고 품새수련에 들어가서도 기본적인 정신을 잃지 않도록 반복적인 지도로 관원들을 이끌어 나갔다.

제각기 성격과 수준이 다른 수련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 처음 준비운동 단계부터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수련의 전반부에는 중요한 품새, 기술을 가르쳤으며 후반부에 집중력이 떨어질 즈음 발차기, 겨루기 등으로 긴장감을 풀고 재미있게 태권도를 익힐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사범과 유단자들이 태권도의 정수를 보이며 엄격한 규율과 절도 있는 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관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점이 중요하다.

청소년과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기술지도에 주력하였다. 대부분 체력단련과 호신술을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성인반에는 이미 선수가 되어 경기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소년들도 하나둘 늘어나게 되었다.

1988년 8월. 88서울 올림픽을 맞아 독일 국영방송 ZDF의 통역 및 태권도 경기 해설자의 자격으로 나는 두달 간 계약을 맺고 서울 땅을 밟게 되었다.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어 기쁜 마음은 물론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태권도가 시범경기로 지정된 것 또한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 없이 뜻 깊은 순간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에 독일 방송팀들과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여러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촬영하는데 가이드로 역할을 했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에는 경기장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면서 독일 기자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태권도경기가 있는 날이면 해설자 자격으로 경기장에 입장하였는데 독일 국가대표팀이 예선전에서 탈락하여 몹시 아쉽게 되었다. 경기장에서 방송에 관한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고 전문기자들이 얼마나 자기 분야에 열성을 가지고 일하는지 지켜보면서 본받을 점 역시 많았다.

곽금식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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