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후배 선수들을 돕겠다며 모금운동을 시작했던 한국가스공사(사장 이수호) 태권도선수단이 지난 9일 국가대표선발 최종전에서 고교, 대학 후배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금년 초에도 ‘꿈나무육성 장학금’ 1천만 원을 모아 학생선수들에게 전달했었다. 실업팀 선수들이 자신의 월급의 일부를 모아 만든 성금이었다.

선수들은 이번에는 지난 10월에 열렸던 전국체전에 출전하면서 각 시도협회로부터 받았던 지원금을 모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부모 대신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고교, 대학생 후배 선수들을 위해 써달라는 뜻이었다.

이들의 이런 결심은 사소한 술자리에서 이뤄졌다. 

한국가스공사선수단 박종만 감독은 "회식을 하던 자리에서 누군가 '태권도 발전을 위해 실업팀 선배 선수들이 후배 선수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고,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전국체전에서 받은 지원금 중 10%라도 모아보자고 화답해 다음 날 선수들이 성금을 모아 가지고 왔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선행에 감동 받은 박 감독과 팀 코치들도 그 자리에서 동참하게 됐고, 이 소문이 한국가스공사 본사 내에 퍼져 가스공사 임직원들까지도 참여하게 됐다. 

박 감독은 “그동안 받기에만 익숙했던 선수들이 이제 후배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마음에 더욱 기쁘게 동참했다”고 말했다.

뜨거운 호응으로 결국 성금의 절반은 선수들과 가스공사 직원들이 걷고, 나머지 절반은 이수호 사장이 기부하게 됐다.

이 성금은 대한태권도협회에 전달됐고, 지난 9일 국가대표선발 최종전이 끝난 직후 대학생 100만 원, 고등학생 50만 원씩 15명의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한국가스공사선수단은 “실업팀으로서 상대적으로 재정상태가 나은 선배들이 후배선수들을 위해 할 수 보람된 일”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한국가스공사 선수단은 12명. 장학금을 전달한 선수단은 지난 15일 전지훈련을 떠났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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