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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실력을 갖춘 사범이 절실하다중국을 주목하자 (2)
  • 서정윤 편집위원
  • 승인 2008.11.17 11:50
  • 호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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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태권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아졌다. 올림픽 경기를 통해 태권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높아졌고, 대중체육으로서 태권도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자세도 협조적이다.

서정윤 본지 편집위원.

필자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 후쯤 다시 베이징을 찾았다. 오피스텔 건물 17층에서 태권도장을 경영하고 있는 강신영 사범(용인대 90학번)을 방문했다가 진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복도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현대식 건물로 잘 지어져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학교 학생들이 조회시간에 체조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눈에 익숙한 동작들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태극1장과 2장을 하는 게 아닌가! 마치 UFO를 발견한 것과 같은 들뜬 마음에 베이징을 함께 방문하고 있던 윤준호 사범(중국 다롄시 체육관 운영)을 크게 소리쳐 불렀다.

그날 우리가 본 사실을 강신영 사범에게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강 사범 왈, 베이징시에서는 얼마 전부터 초등학교 1학년은 태극1장을, 2학년은 2장을 체육시간에 각각 배우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강 사범도 중국 학생들의 동작을 지켜보고 있다가 틀린 동작이 나오면 도장 수련생들을 통해 담당 체육선생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 인구 1억을 가진 중국 쓰촨성(Sichuan; 사천성)에서 태권도를 초등학교 교과목으로 채택했다고 말로만 들었는데, 정책적으로 태권도를 저변확대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한 셈이었다.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태권도의 보급이 매우 늦게 시작된 곳이다. 그것도 북미나 유럽처럼 무도로 보급된 것이 아니라 스포츠로서 보급이 시작된 특이한 경우다. 태권도는 국가의 중점 올림픽 스포츠로 미디아를 통해 국민들에게 본격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국가의 정책에 따라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륙에서 그랬듯이 과연 도장에서 수련하는 무도로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답하기가 어렵다.

중국태권도협회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수년 후 중국 내의 태권도 인구가 남한 인구보다 많은 5,0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 형태가 어떤 식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과 미주나 유럽의 예처럼 도장 중심의 태권도가 될지, 아니면 학교체육의 형태가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현재 중국 창춘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배상준 사범(톈진시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정근표 사범과 함께 98년도 아시아게임을 앞두고 중국 국가대표팀을 지도하기 위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식 파견한 사범이다)은 중국에는 ‘중국만의 태권도’가 있다면서 중국 내 태권도 보급의 모순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 경기 태권도로 출발하여 태권도의 근간(뿌리)이 되는 도장문화가 아직 뿌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째, 한국 사범들의 준비 없는 무분별한 진출과 한국 사범들 간의 분열이 태권도가 도장중심의 문화(다시 말해, 무도)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자격을 갖춘 중국 태권도 사범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배 사범의 말에 의하면, 현재 중국 일선에 있는 사범들의 실력은 한국의 2단 정도라고 전한다.)

토양은 갖춰져 있는데 씨를 뿌릴 농부가 부족한 것이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해결방법은 분명히 찾을 수 있다. 태권도를 생계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되고 태권도만이 가진 가치와 특성을 분명히 이해한 양질의 지도자가 중국에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요건이다.

양질의 지도자를 배출하고 해외로 보내고 받아들이는 일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국가 협회들이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한국 사범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의 태권도 잉여 인력을 중국태권도협회와의 협의아래 중국시장에 정책적으로 보내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서정윤 편집위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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