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독일에서는 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여서 어느 시골을 가도 잔디 축구장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여가로 축구를 즐기고 있다. 또 분데스리가, 제2리가, 오버리가 등 조직적으로 축구 리그가 형성되어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으로 조직된 경기도 정기적으로 잘 운영이 되고 있으며 신문의 스포츠면은 거의 축구가 다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곽금식 사범.

반면 우리 스포츠인 태권도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데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종목이어서 대중을 상대로 한 폭넓은 태권도 홍보가 절실하게 느껴졌다.

언론을 통해 크고 작은 행사를 할 때마다 안내 기사가 실렸고 행사가 끝난 이후에 결과와 함께 시범장면의 멋진 사진까지 함께 보도되었다. 차츰 일반 시민들까지도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홍보를 통해 입관하는 수강생이 늘어나는 반면 유급생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기도 하였다. 대부분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태권도를 중단하게 되었다고 대답을 하였지만 수련생들이 빠져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태권도를 오래하다 보면 지루한 운동이 되기 쉽고 도장 내의 엄격한 규율 또 한 이들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사회가 대체로 그렇듯 전부 명령으로 이루어진 태권도의 구령과 선배에게는 무조건 깍듯이 예우를 해야 하는 도장의 엄격한 규율이 이곳의 사회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계기로 수련생들과 직접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들의 생각을 읽고 개선할 점을 찾기 시작했다. 기회만 되면 수련생들에게 왜 태권도를 하는지, 또 태권도를 하면서 변화된 점은 무엇인지, 수련시간 중 가장 재미있는 운동은 무엇인지, 그리고 힘들 때는 언제이고, 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 운동이 끝난 후 차를 마시면서, 때로는 식당으로 초대하여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를 통해 나는 지도자로서 배울 점이 더 많음을 깨달았으며 수강생들의 좋은 지적과 의견을 종합할 수 있었다. 같은 운동이라도 때때로 순서를 바꾸면 사람들이 새롭게 내용을 받아  들인다. 나는 이들이 원하는 방향의 운동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더욱 흥미 있는 태권도를 가르치고자 노력하였다.

본래 태권도의 정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지도방법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즉 올바른 태권도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로서의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했다. 또한 현지인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갖추어야 의사전달이 분명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태권도란 단순히 육체적인 운동의 하나라고 말하기 보다는 기술과 정신수련을 통해 육체와 정신이 합일을 이루어 인격적인 완성의 경지를 추구해 나가는 다차원적인 체육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태권도는 무술일 뿐만 아니라 무도, 무예의 개념까지 포함한다. 태권도 기술을 통해서 일반적으로 체력 향상 및 순발력, 지구력 등을 발달시키며 정신적인 수련을 통해 집중력, 담력, 자기절제력 등을 늘려나가게 된다.

실제로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지켜나가고 사회적인 관계를 개선함은 물론 발전된 자아를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실례들을 살펴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요구되는 수련과정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야 한다. 지도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 나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들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면서 현지인들에게 적합한 지도 방법을 체득하게 되었고 우선 도장 밖에서부터 개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차후의 효과적인 지도를 위해서 필요한 과정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곽금식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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