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몇 번쯤은 감기에 걸려서 고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풀어도 풀어도 흘러내리는 콧물로 고통을 받다 보면 차라리 코가 없었다면 이런 고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을 것이다.

강동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안회영 교수.

그렇다면 콧물이란 무엇이며 어느 곳에서 만들어지고 그 역할은 무엇일까? 우리가 먹지 못하고 숨을 쉬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음식물을 먹을 때에도 숨을 쉴 때에도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과 같은 해로운 물질이 함께 들어오게 된다. 위에서는 강력한 위산이 분비되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공기 중에 있는 해로운 물질들은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코이며 그 중에서도 코 속의 분비물이 매우 중요하고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흡인된 공기 중에 있는 비교적 크기가 큰 먼지 등은 코털에서 먼저 걸러지고, 더 작은 세균, 유독가스 등은 코 속까지 도달하여 콧물에 흡착되어 목구멍을 통하여 위로 넘어가거나 가래로 뱉어내어 결국은 체외로 배출된다.

따라서 코 속은 언제나 축축히 젖어 있는 상태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코 속을 덮고 있는 점막에서 끊임없이 분비물이 흘러나오게 되며 성인에게서는 대략 1리터 정도나 된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코에서 폐로 이어지는 호흡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여 결국은 생명도 위협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콧물이란 코 속의 분비물의 양이 증가하여 코 밖으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코 속 분비물의 양이 증가하면 콧물로 배출되는데 이는 코가 자신의 고유 역할인 방어작용을 충실하게 수행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코는 흡입된 공기 중 유해 물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비례하여 분비물의 양도 증가되는 것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감기이며 그 이외에도 알레르기가 있다든가 지금같이 추운 겨울에 밖에 나가거나, 지금은 별로 없지만 최루가스라도 맡게 되면 영락없이 콧물이 줄줄 흐른다.

콧물을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콧물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으며, 자율신경 중 부교감신경은 분비를 촉진하고 교감신경은 반대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외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나 기타 자극에 의하여서도 증가하고,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감염에 의해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 점막이 손상되고 분비물이 증가하면 효과적으로 콧물이 배출되지 못할 뿐 아니라 염증과정에서 증가된 다양한 대사물질이 더욱 콧물을 증가시키게 된다.

어떤 경우 반대로 분비물이 감소하여 고통받기도 하는데 급성 염증의 초기, 당뇨병, 신장염 및 동맥경화증에서 볼 수 있다.

콧물은 질환에 따라 특징이 있는데 감기 초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물 같은 콧물이, 감기 말기나 만성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점액성 콧물이, 축농증이 있는 경우에는 고름 같은 콧물이 흐르며 심한 냄새가 나거나 피가 섞여 있는 경우에는 암을 의심하여야 한다. 

강동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안회영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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