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단핵구증이라는 병은 지난해 말에서부터 올해 초 테니스 선수인 페더러가 걸렸다고 해서 언론에 소개되었던 병으로 의사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생소하게 들리는 병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진서 교수.

얼마 전 필자의 외래환자에 20세 남자가 5-6일간 지속되는 고열과 인후통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개인병원에서 2-3일간 투약을 하였지만 증세가 좋아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환자는 39도의 발열과 편도의 비후 이외에 다른 특이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경과 관찰을 하기 위해 입원하였고 일반혈액 검사에서 림프구의 비율이 증가되어 있었다. 말초혈액검사에서도 비전형적인 림프구들이 증가되어 있는 소견이 보였으며 간효소 수치가 정상의 2배 정도로 증가되어 있었다. 복부초음파에서는 경미한 간비장 종대 소견이 있었다.

전염성 단핵구증을 의심하여 충분한 수액공급을 하면서 경과 관찰을 한 결과 입원 2일후 발열이 사라졌고 7일후 환자는 전신상태를 회복하여 퇴원하였다.

전염성 단핵구증은 Epstein-Barr Virus(EBV)라고 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병으로 EBV 초감염의 연령과 그에 동반되는 임상증상은 문화와 사회, 경제적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다.

즉,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부류에서는 EBV 초감염이 5세 이전에 발생하여 그 임상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게 나타나는데  비하여 선진국에서는 경제 발전에 의한 환경위생의 향상으로 10세 이후의 감염이 상대적으로 많아 전형적인 단핵구증의 임상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비해 전반적인 환경위생의 향상으로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위와 같은 환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발열과 인후통 및 편도의 비대 소견이 흔하므로 초기에는 편도염으로 진단되어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며 보통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위의 사례와 같이 대학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진단은 혈액검사에서 항체의 여부에 따라 확진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일간의 시간이 걸리고 추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임상양상과 위와 같은 다른 검사소견으로 임상적으로 추정적인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안정과 수액요법 등의 일반적인 보존 요법 이외에 특효약은 없고 발열, 인두통에 대한 대증요법과 극소수에서 있을 수 있는 비장파열을 예방하기 위해 복부 충격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한 경과를 보이는 경우 acyclovir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볼 수 있으나 확실한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고 위중한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아주 신중하게 스테로이드라고 하는 약물의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

편도의 비대 및 인후통은 특별한 치료없이 보통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2차 감염이 생긴 경우에는 항생제의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극히 일부에서 편도 절제술을 시행한 예도 있다.

예후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은 편으로 2-3주내에 대부분의 환자가 자연 회복되며 극히 소수의 환자에서 간기능 부전 및 심근염, 비장파열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이 전염성 단핵구증은 단순한 편도염으로 오인될 수도 있고 소수에서 합병증을 동반하는 수가 있으므로 발열과 인후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진서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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