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의 밝은 내일을 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태권도 전문 언론으로서의 외롭고 고단한 길을 감내해온 본지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55) 회장을 만났다. 2013년 1월까지 국내 태권도를 이끌어갈 그에게서 국기 태권도의 미래를 찾아본다는 희망을 안고.
지난 7월 15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도 강력부 검사 출신답게 홍 회장은 협회 운영방안과 자신의 포부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었다. 태권도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했지만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당하게 공약사항도 밝혔다.
검사 시절 강력 범죄와 싸웠으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는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 혁신위원장 등을 지낸 홍 회장은 검찰과 정치권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과거와 달리 태권도가 쇠락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태권도가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해서 국기인 태권도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하는 홍 회장을 통해 대한태권도협회의 미래를 들여다보았다.
“태권도 중흥기를 열겠다!”
태권도회관 연내 구체적 추진안 발표될 것
해외봉사요원 확대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
홍 회장은 재미있는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강하면서도 단호하게 프로태권도 창설을 천명했다. 홍 회장은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스포츠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관중들에게 흥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경기규칙을 만들어 태권도 프로화시대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태권도 사범 해외진출의 활로인 병역특례의 확대, 태권도회관 건립,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존속, 경기장질서 확립을 공언했으며, 파벌 간 갈등을 없애고 화합하는 태권도를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홍 회장은 “태권도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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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회장. |
-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의 중책을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직접 협회 일을 들여다보고 그동안 느낀 점은? 취임 직후 기자회견이나 주요 회의석상에서 밝힌 것과 다른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 상당히 복잡한 문제를 많이 안고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우선은 다른 계획이나 포부보다도 지금까지 공약한 사항들의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회관 건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건립안을 발표하겠다.
- 프로태권도 창설은 태권도계의 오랜 숙원이다. 역대 회장들이 하나같이 내걸었던 공약이었다. 모두 실패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것인가.
▲ 북경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경기라는 인식을 가졌다. 스포츠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서 경기 구조 변화에 한계가 있다면 재미를 위한 새로운 경기의 개발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스포츠 콘텐츠의 하나가 될 수 있는 프로적 요소를 가진 경기의 개발을 구상하고 있으며, 실무자들에게 방안 연구를 지시하였다. 문화체육부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문체부와 함께 프로태권도 경기의 개발과 실현에 힘 쓸 것이다.
- 태권도 사범 해외진출을 위해 병역특례자를 100명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 국제협력재단을 통한 병역 대체복무 해외봉사요원의 확대를 위한 방안을 외교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이미 몇 차례 협의하였다. 곧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 제도의 확대 시행은 태권도 인적자원의 육성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일이라 생각한다. 또 현재 제도가 폐지된 해외 장기 지도자 파견사업도 부활하여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고생한 해외 정파사범의 생활보장과 정년보장을 해 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 태권도회관 건립을 위해 특별히 애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부지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 부지확보 이후 예산확보 방안은 수립돼 있는 것인지.
▲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부지 선정과 확보이다. 다양한 후보지들이 들어와 있다. 여러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최적지를 고르고 있으며, 법률적, 행정적 사항들도 검토 중이다. 예산 확보 방안 역시 다양한 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회관이 건립되었을 때 소유권이 협회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내에는 구체적 추진안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다.
-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을 어떠한 방법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태권도인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국가적 관심사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정부와 국회 등 국가기권에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나는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으로서, 그리고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차원의 지원책 마련과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원책의 독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북경 올림픽 직접 참관을 계기로 올림픽의 중요성에 대하여 새삼 다시 느꼈다. 최선을 다하겠다.
- 경기규칙 개정은 태권도계가 안고 있는 숙제다. 올림픽종목으로서 걸맞은 경기규칙 개정은 필수다. 문제는 회장의 의지에 달려있다. 역대 회장들이 못한 숙제를 임기 중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 올림픽 태권도 경기규칙 개정의 주체는 세계태권도연맹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한태권도협회는 종주국 협회로서 경기규칙 개선을 위한 선구적 역할, 또는 실험적 작업을 수행해야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실무자들에게 재미있는 경기, 공정한 경기의 개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도록 주문했다.
- 어떠한 조직이든 간에 파벌과 갈등은 존재한다. 홍 회장께서는 항상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태권도계의 고질적 병폐인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으로 이끌어낼 획기적인 방법이 있는 것인지.
▲ 몇몇 중진들과 실무자에게 임원 구성에 있어 화합을 가장 우선하라고 당부하였다. 화합적 인사 구성과 민주적이고 투명한 협회 운영이 파벌과 갈등 해소에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견이나 시각의 다양성은 현대 사회의 특성이다. 건강한 비판도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나친 갈등이나 음해, 비방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 본지가 창간 13주년을 맞이했다. 스스로 태권도의 가장 정통성 있는 전문 언론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혹시 본지를 접해보거나 기사내용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 본지에 대해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평소 태권도신문을 통하여 태권도계의 동향과 여론을 많이 접하고 있다. 태권도 신문의 창간 13주년을 축하하며, 태권도계의 정론으로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 지면을 빌어 태권도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태권도가 여러 가지 면에서 기로에 서있다는 느낌이다. 모든 태권도인들이 작은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태권도의 위기 타개와 중흥을 모색하기 위하여 합심하여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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