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학칼럼] 간암의 수술적 치료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
승인 2008.09.15 12:48
호수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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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 중에서 발생률 3위 및 암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진단이 된 후에도 실제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암에 속한다.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

이러한 원인은 간암만의 고유한 임상적 특수성에 기인하는데, 필자가 경험한 환자를 예로 들면, 50세 남자환자가 직장 신체검사 상 간에 이상 소견 있으며, 간암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원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평소 B형 간염 보균자임을 본인이 알고 있었고, 모친이 간경화로 사망하였고, 3형제 모두 간염 보균자로 둘째 형 역시 간경화로 사망하였다.

환자는 평소 건강하게 생활해 왔으며, 간 기능에 이상이 없어서 간염치료는 하지 않았고, 최근까지도 술, 담배를 해왔으며 직장에서 관리자로 업무량이 많고 책임질 일이 많아서 특별히 건강에만 신경을 쓸 수 없었다고 했다. 환자는 컴퓨터 단층 촬영과 종양표지자검사(혈청 태아단백질검사)에서 간암이 진단되었고, 종양의 크기는 5cm 정도로 비교적 큰 종양으로 진단되었다.

이 환자의 경우 혈관색전술이나 고주파 치료 등 국소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낮아서 수술을 권유했으나, 환자가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껴서 먼저 혈관색전술을 시행하였다. 몇 차례의 혈관색전술을 시행했으나 효과가 부분적이어서 수술을 위해서 외과로 전과되었다.

이 환자의 경우 수술이 최상의 치료로 생각되지만 이미 간경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대량간절제술(우엽 혹은 좌엽 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간 부전에 빠질 위험이 높아 보였다. 그래서 종양은 제거하면서 잔존 간의 기능은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 후 일시적으로 복수가 차는 등 간기능 저하를 보였으나 차츰 회복되어서 순조롭게 퇴원하였다.

이상의 예에서 보면 우리나라 간암 환자는 대부분 B형 간염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모친이 간염이었을 경우 자식들은 모두 수직감염으로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어서 40~50대가 되면 간경화 및 간암으로 발현되게 된다. 또 건강한 간염 보균자의 경우 자신의 간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여 상기 환자와 같이 늦게 간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간암의 치료 방법은 비교적 다양한데, 사실 종양의 크기가 작은 2~3cm 이하에서는 혈관색전술이나 고주파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도 효과가 좋고, 간 기능만 허락한다면 수술도 효과가 좋다. 심지어 간 이식을 하더라도 성적이 좋다. 그러나 상기 환자와 같이 종양의 비교적 큰 경우에는 치료법 선택이 매우 고민이 되는데, 혈관색전술 등 국소치료는 성공 확률이 떨어지고, 수술을 할 경우에는 제거되는 간의 용적이 커서, 수술 후 간 부전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경우 의사들도 명확히 결정을 할 수 없고, 내과 의사들과 외과 의사들의 견해도 다른 경우가 많아서, 환자들에게 정보만 제공하고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환자는 매우 혼란스러워져서 실망을 하거나, 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측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의 치료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 결론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비수술적 치료를 할 경우, 치료반응이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 한 번에 끝나는지, 아니면 여러 번 시행해야 하는지,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는 꼭 확인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수술적 치료도 당연히 어떤 방법으로 수술이 진행되는지, 수술에 따른 합병증은 어떻게 대처 할 수 있는지는 질문을 해서 만족할 만한 답을 구해야 한다. 간암의 치료법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들마다 최선의 치료방법은 있다고 본다.

부연하자면, B형 간염환자는 조금만 신경을 쓸 경우 쉽게 간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간암은 조기진단될 경우 다양한 치료방법과 높은 치료효과를 본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