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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 UP> 태권도 유사단체 범람, 어떻게 볼 것인가자구 노력없는 유사단체 응징 논리바람직하지 않아
“제품 좋으면 고객이 찾기 마련” 차별화 정책 필요
  • 서성원 기자
  • 승인 2006.03.27 00:00
  • 호수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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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기관들이 유사단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무관청에서 법인 설립을 허가받았기 때문에 ‘불법 단체’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회 통념으로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국기원 이사회 모습. 최근 국기원은 유사단체 발호와 관련, 대한태권도협회와 공동으로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 유사단체의 실태과 입장

현재 확인된 유사단체는 대한태권도연맹을 비롯해 한국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협회, 한국무도태권도협회, 국기태권도세계연맹, 대한국기태권도협회, 코리아태권도협회, 대한태권도지도자연맹 등 1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이중 일부 단체는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등과 업무 침해와 이미지 훼손 등의 이유로 마찰을 빚고 있다.

이처럼 태권도 관련 유사단체가 범람하는 것은 법인 설립 신청이 간소화됐고, 주무관청도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법인 설립을 허가해 주기 때문이다. 또 다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흐름도 유사단체가 범람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유사단체를 설립한 주동자들은 대부분 기득권에서 소외된 비주류 인사들이거나 태권도와 무관한 인사들이 태권도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게 제도권 인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유사단체를 만든 일부 인사들은 ‘태권도 발전’을 공공연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권력을 지향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권도 제도권 인사들은 “사단법인 유사단체가 생기면서 기존 질서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유사단체들은 태권도 발전보다는 영리 추구를 위한 사조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유사단체 측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태권도 기관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유사단체인지 몰라도 우리는 엄연히 정부의 허가를 받은 법인단체”라며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현실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 태권도 기관의 유사단체 대응책

최근 대한태권도연맹을 설립한 박모씨가 경남도 체육청소년과에 재단법인 ‘태권도 국기원’ 설립을 신청하자 국기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기원 측은 “세계태권도본부로 널리 알려진 국기원의 명칭을 도용해 ‘태권도 국기원’을 설립하는 행위는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국기원의 활동 공적과 서비스 특허출원을 첨부한 공문을 경남체육청소년과에 발송, ‘태권도 국기원’ 설립 허가를부당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남체육청소년과 담당자는 지난 23일 전화통화에서 “‘태권도 국기원’ 설립 신청에 미비한 점이 많아 신청서를 되돌려줬다”고 밝혔다.

국기원은 일부 유사단체들이 독자적으로 단증을 발급하고 지도자 연수를 실시하는 등 국기원의 영역을 침해하고 국기원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달 9일에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대한태권도협회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대처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태권도협회도 원칙적으로 유사단체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일부 유사단체들이 대한태권도협회 명칭과 유사한 명칭으로 법인을 설립해 일반인들의 혼선을 부채질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류호윤 기획부장은 “유사단체의 실체를 모르는 일반인들의 실제 피해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유사단체의 범람을 우려하며 강력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사단체가 태권도계의 기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태권도의 사회적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노순명 인천 대의원은 ‘유사단체 규제 결의안’을 채택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 태권도 기관의 올바른 대응책과 과제

현재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기관들은 유사단체의 실체를 부정하고 있다. 심지어 적개심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유사단체를 응징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태권도 기관의 시각에서 보면, 유사단체는 시대 흐름에 편승해 제멋대로 날뛰는 ‘정체 불명의 단체’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사단체가 범람하게 된 책임은 태권도 기관에게도 있다는 자성론이 새어나오고 있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등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회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자 그 틈새를 비집고 유사단체가 생겼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기득권에 안주한 나머지 시대 흐름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유사단체가 생기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사단체에 대응하는 태권도 기관들의 올바른 자세는 ‘응짱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왜 우리 영역을 침범하느냐며 ‘마녀 사냥’식으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의 힘을 키우고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유사단체에 대응하는 현명한 자세이다. 그것이 유사단체와 차별화를 꾀하는 길이자 유사단체를 이기는 지름길이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는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한 지 오래다. 그러나 태권도 기관들은 그동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했거나 현실에 안주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제 태권도 기관들도 기업처럼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정책과 사업을 강구해야 한다.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대한태권도협회가 기획이사와 기획부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국기원도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뉴(New) 국기원’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곧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는 회원이자 고객인 태권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한다. “고객은 브랜드가 좋으면 사고, 싫으면 외면한다.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라는 말은 태권도 기관에게도 그대로 통용된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만든 제품을 고객들이 신뢰하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제 아무리 유사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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