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천만의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메달을 노린다.

그 주인공은 이번 올림픽 태권도선수 중 최연소 출전자인 벤 함자 카올라(여자 67kg이상급 17세). 현재 아프리카 전통 강호인 이집트나 모로코와 어깨를 나란히 해 가고 있는 튀니지의 국가대표팀은 KOIKA(한국국제협력단) 파견을 통해 14년간 현지에서 태권도를 가르친 임봉덕(44)감독이 이끌고 있다.

임 감독은 선수 지도 이외에 태권도 전파에도 큰 힘을 쏟았다. 현재 튀니지 정부에서 태권도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태권도 인구도 상당하다고 한다. 협회 등록인원만도 2만 명이 넘는데 전체인구가 천만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이는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튀니지에 머문 임 감독의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 예선전을 거쳐서 출전권을 획득한 벤 함자 선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지난 2월에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전략적으로 세계대회 출전을 자제했다는 임 감독의 말에 의하면 벤 함자 선수는 이미 실력을 인정 받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해서 기복이 있는 편이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튀니지나 임 감독 모두 이번 베이징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벤 함자 선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태권도는 언제부터 왜 시작했나?
△ 12살에 시작했다. 우리 집은 시내에서도 60km나 떨어진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 있었다. 그런 시골에서 나에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태권도 체육관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태권도를 배워서 좋은 것이 있나?
△ 가장 좋은 건 사범님(임봉덕 감독)을 만났다는 것이다.
예의를 배웠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졌으며, 집중력 또한 상당히 높아졌다. 물론 이외에도 태권도는 나에게 아주 많은 것들을 주었고 또 줄 것이다.

-한국훈련은 어떤가?
△ 당연히 많은 경험이 되었다. 인천시청팀 감독님과 선수들은 친형제 부모처럼 날 대해 주었다. 한국의 정은 정말 날 감동시켰다.

-한국에 대한 느낌은?
△ 모든 게 발전되고 커 보인다. 특히 기술력이 대단한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인간적인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만약 메달을 딴다면?
△ 울 것 같다. 사실 상상을 못하겠다. 실제 어떤 기분이고 내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목표는?
△ 지금 현재는 올림픽 메달이다. 느낌이 좋다. 물론 느낌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에는 튀니지 태권도협회 여성협회장이 되고 싶다.

북아프리카 작은 나라 튀니지의 시골 마을 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시작한 17세 소녀가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나타났다. 메달을 획득하면 울 것 같다는 어린 소녀의 꿈이 당장 지금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7월 24일 입국 후 인천시청 팀과 마무리 훈련을 마친 튀니지 태권도 대표팀은 8월 15일 베이징으로 향했다.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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