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태권도공원 조성을 위한 국제심포지움’

이번 심포지움은 태권도인들의 염원이 담긴 태권도공원이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기본전제 아래 쟁점사항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에서 실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에는 아랑곳없이 토론과정에서 제기된 사안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여러 사람들이 대안을 찾아보는 ‘공론의 장’이 아닌,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사견의 장’이 돼버린 것 같아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심포지움의 진행방법을 살펴보면 발제자가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자들이 발제자의 발표내용에 대한 질문과 보완사항을 피력하며 진행하는 형태를 취했다.

참석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좋은 의견을 제시했던 토론자들이 있었던 반면 일부 토론자들의 경우에는 해당 주제와는 관련이 전혀 없는 사안에 대해 사견(私見)을 피력하거나, 토론준비가 미흡해 주제의 핵심에서 빗나간 발언을 일삼는 등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토론문화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해 7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태권도공원 조성방향에 대한 세미나’에서도 일부 토론자들이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온갖 미사여구로 세미나의 의미를 퇴색시켜 토론의 가치를 저하시키기도 했다.

심포지움을 경청했던 일부 참석자들은 “토론자들의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주제에 맞는 의견을 제시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성숙되지 못한 토론 문화를 지적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토론은 주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대안이나 보완책을 모색해보고 토론과정에서 제기된 사안들에 대한 주의 주장에 대해 상호 논박을 가하며 가장 좋은 방안을 찾아나가는 효율적인 합의과정이다. 이밖에도 토론을 경청하는 참석자들로 하여금 중요한 쟁점사항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심을 유도하는 목적도 있다.

따라서 토론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토론자들의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토론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장이나 의견을 제시할 때에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야만 한다.

공론의 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심포지움은 개최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토론자들의 성숙되지 못한 자세는 반드시 재고돼야 할 것이다.

태권도계에 보다 합리적이고 성숙된 토론문화가 정착되어 향후 중요한 쟁점사항을 토론하는 기회가 있을 때 토론을 갖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발전적인 토론회가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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