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수련에도 정원이 있다?’

다른 학원들처럼 각 수련 시간마다 정원이 정해져 있는 태권도장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극진회미션태권도장(관장 김현규)이 그 주인공이다.

김현규 관장.

극진회미션 태권도장에는 각 시간대별로 23명이라는 정원이 정해져 있다. 아무리 배우고 싶어도 그 시간대에 정원이 차면 들어올 수 없다. 왜 그럴까? 많이 들어오면 많이 올수록 좋은 것 아닌가?

“지도자와 지도 공간 등을 고려해서 지도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를 정해야 합니다. 현재의 우리 도장에서는 23명이 최대한의 숫자입니다.”

김현규(32) 관장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전에 경험했던 사범생활이 바탕이 됐다.

“예전에 수련생 200명 이상의 도장에서 사범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도장에서 배운 것도 많았죠. 그런데 관원 수는 많은데, 그 많은 아이들을 한정된 공간에서 지도하다 보니 제대로 된 태권도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장의 입장에서 그런 정도가 된다면 더 투자를 하거나 해서 공간을 넓히는 것이 옳을 텐데 그렇게 하시지 않는 분들이 많더군요.”

현재 극진회미션 태권도장의 수련생은 80명을 넘기지 못했다. 관원 수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결코 잘되는 도장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관장은 자신에 차있다.

게다가 오는 10월에는 현재의 도장 바로 옆 공간에 제2의 도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 이미 계약까지 다 끝낸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도장이 아주 작기만 한 것도 아니다.

“2007년 도장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정해둔 원칙이 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아이들에게 투자를 하는 것을 아끼지 말자는 것입니다.”

김 관장이 이러한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지난해 4월 현재의 위치에서 10여 명의 관원을 시작으로 만 1년여 만에 현재의 상태까지 왔다는 데에 있다. 자신이 생각한 원칙을 지켜오면서 했더니 생각대로 되더라는 것이다.

김 관장은 항상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도장운영을 잘 하는 관장들을 만나면 거의 항상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김 관장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고교 때까지는 태권도명문 송곡고등학교에서 선수생활까지 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사회체육과에 진학한 후 자동차경주(카 레이싱)에 빠졌다. 그것도 아주 푹 빠져서 카 레이싱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 무작정 가서 6개월간 배우고 오기도 했다. 프로 카레이서로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고 현재도 프로 카레이서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덕분에 김 관장이 얻은 재산은 인맥이다.

“카 레이싱을 하면서 연예인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김 관장과 특히 친분을 쌓은 개그맨들은 심사를 비롯한 도장행사에 바쁜 일을 마다하고 달려와 주기도 한다. 수련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새로운 도전, 많이 해야 합니다.”

카 레이싱에 대해서 기자는 잘 모르지만 왠지 카 레이싱하면 무엇인가에 대한 도전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 도전정신, 프로 카레이서 출신이라서 인지는 몰라도 김 관장에게는 몸에 배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신세대 태권도관장으로 김 관장을 추천한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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