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廣州)는 종종 전라남도 광주(光州)와 혼동된다. 인구는 약 23만 명으로 많다고 할 수 없지만 행정구역상 넓이는 431제곱미터로 서울의 3분의 2에 달한다. 이 넓은 광주에 초,중,고를 통틀어 태권도부가 단 1개가 있다. 바로 양벌초등학교(교장 민경진)다.

양벌초등학교 태권도부

그나마 지난해 4월 창단식을 가졌으니 이제 만 1년을 조금 넘겼을 뿐이다. 본격적으로 선수를 모집하고 훈련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현재 등록된 선수의 수는 모두 11명. 말 그대로 신생태권도부다.

그런데 짧은 연혁에 비해 벌써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광주시협회장기 대회에서 헤비, 미들, L-웰터(남, 여) 등 총 4체급에서 우승을 차지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올해에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전국초등학교 꿈나무태권도대회에서도 초등중학년부 1위(남궁환)를 차지했다. 이제 4학년인 남궁환 군은 지난 6월 태백에서 열린 여성부장관기에서도 헤비급 2위를 차지해 경기도내 몇몇 중학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양벌초 태권도부가 짧은 시간에 무시 못할 태권도부로 주목 받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아이들의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김기태(30) 코치의 자기 희생에 가까운 열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양벌초 태권도부에 대한 학교나 시 차원의 재정적 지원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김 코치의 수입은 태권도부 소속 선수들이 갹출하는 수련비에 의존하고 있다.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김 코치의 생활이 빠듯할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는 것. 태권도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애당초 이 생활을 시작하기도 어려웠을지 모른다.

“아직은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꼭 제가 키운 아이들 중에 국가대표를 만들겠습니다.” 김 코치는 선수시절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태권도를 사랑하는 만큼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날 기자가 본 1학년생 한 친구는 이제 태권도복을 입은 지 3개월이라고 했다. 그런데 제법 태권도 품새를 하는 모습이 자리를 잡았다. 요즘은 태권도장을 1년을 다녀도 제대로 품새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말이 많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저 정도의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은 솔직히 의외였다. 김 코치의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코치의 지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학부형들이다. 앞서 말한 남궁환 군의 아버지인 남궁광 씨와 1학년 기대주 강선구 군의 아버지 강호선 씨는 “김 코치가 아니었다면 아이들이 양벌초에 태권도부가 생기기 어려웠을 겁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런데 오히려 김 코치에 의하면 두 분 학부모들의 열성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 학교에 태권도부가 생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교장 선생님도 태권도부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만간 광주시와 시체육회 차원에서의 지원도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양벌초. 앞으로 초등학교 대회장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박성진 기자  kaku6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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