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포경희대태권도장의 김태완(39) 관장은 팔방미인이다. 본업은 태권도장 관장이지만 태권도의 테두리에만 머물고 있지 않다.

수련생들이 부모님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을 하고 있다.

우선은 컴퓨터 다루는데 전문가 수준을 자랑한다. 어느 분야에서건 정보화가 화두(話頭)인 현대사회에서 김 관장은 누구보다 앞서 도장 홈페이지를 구축했고 단순히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고 활성화시켜 운영하고 있다.

능숙한 컴퓨터 실력을 바탕으로 김 관장이 최근 수련생들을 상대로 교습하고 있는 기법은 ‘음악태권도’이다.

정해진 음악에 맞춰 겨루기, 품새 등을 수련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각각의 수련에 따라 적합한 음악을 선정하기 위해 김 관장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이 보다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게 태권도를 수련할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장의 모습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현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오로지 ‘정통 태권도’만을 수련 하는 곳이 과거의 태권도장이었다고 한다면, 현재의 태권도장에는 태권도 외에 다른 여러 가지를 배우는 기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인지 모른다.

오포 경희대태권도장에서는 줄넘기를 수련하고 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태권도장에서 줄넘기를 가르치고 있지만 단순히 태권도장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중의 하나로서의 줄넘기가 아니다. 김 관장은 국민생활체육 광주시 줄넘기연합회 사무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김 관장이 줄넘기에 쏟는 열정은 남다르다. 다음달에는 시 차원의 줄넘기 대회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오전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줄넘기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수련생의 어머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줄넘기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줄넘기를 수련하면서 건강관리와 몸매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참가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골프에도 일가견이 있다. 준프로 수준이다. 한때는 프로를 지망하기도 했으나 부상으로 포기했다고 한다.

골프 뿐만이 아니다. 볼링, 탁구, 수영에 일반인들이 흔히 접하지 못하는 패러글라이딩까지 운동에 관한 한 김태완 관장이 못하는 운동은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렇게 많은 운동을 배웠냐고 물으니 “좋아서”라는 것이 대답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배울 수 있었다는 것.
“태권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압적으로 동작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도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관장은 또 “겨루기에 흥미가 있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품새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태권체조를 더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능력과 취미에 맞는 수련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한다.

이러한 김 관장의 생각은 사범들을 관리하는 데에도 이어진다.

“사범들도 각자가 더 잘하는 특기가 있습니다. 그 장점을 중심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관장의 중요한 역할의 하나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태권도장이 있다. 그 만큼 여러 가지 스타일의 태권도장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도장을 찾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여러 도장 중에서 자신, 또는 자신의 아이에게 가장 맞는 도장을 찾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오포 경희대태권도장은 태권도의 지경(地境)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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