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태권도장에 가면 아쉬운 것이 있다.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일선 지도자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도자들은 수련생들의 양식(良識)을 풍부하게 해 주기 위해 도장 한켠에 쉼터를 만들고 책들을 비치하는 등 독서를 권장하고 있지만, 많은 지도자들은 여전히 독서를 기피하고 있다. 

관장실에는 대부분 각종 상패와 자격증, 교육 수료증, 언론에 보도된 내용 등이 있어 학부모들과 수련생들에게 ‘내가 바로 이런 사람’이라고 과시하는 듯하다.

반면 책꽂이에는 책보다 각종 서류철이 너저분하게 꽂혀 있어 책을 멀리하는 풍조를 단 번에 느낄 수 있다.

도장을 취재하기 위해 그동안 수 많은 도장을 방문했지만, 태권도 지도와 도장 경영과 관련된 전문 서적이나 교양 필독서를 나름대로 갖춘 도장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책을 대신해 신문이라도 보는 지도자는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일부 지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있지만 정보의 수준이 획일적이고 단편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출판 전문가들은 “책은 일회성 인터넷 정보와는 달리 사고의 폭을 넓혀 정신적 여유를 가져다준다”며 지식정보 시대에도 독서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책이 지식 전달과 표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대화의 수단이며, 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매체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체에서도 독서가 아이디어 창출과 경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 독서 장려 움직임(책 읽는 문화)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일선 현장에서 태권도를 직접 가르치고 학부모를 상대하는 지도자들은 독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독서는 수련 프로그램 작성과 교수법 개발, 그리고 학부모와의 대화에서 매우 긴요하게 활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서점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도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