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자인 도올 김용옥 교수(세명대 석좌)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무예포럼 창립기념식 및 공개토론회에서 “’태권도공원’은 난센스이며 태권도 진흥을 위해서는 세계 태권도인들의 정신적인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메카로서 대학원대학을 핵으로 하는 국제적 무술의 학문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옥 교수가 한국무예포럼에서 토론을 주재하고 있다.

토론회에 앞서 공개된 발제문에서 김 교수는 “천박한 전시효과와 지자체의 상업적 이윤만을 생각하는 태권도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태권도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태권도진흥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김 교수가 이 같은 주장을 한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켰다.

토론회장에는 무주군수를 역임한 김세웅 의원(민주당), 태권도공원 실무담당자 등을 비롯해 적지 않은 태권도인들이 참석해 토론회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된 ‘21세기 한국무예론’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문(文)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무(武)의 가치에 대해 논하면서 “문보다는 무가 더 근원적인 인간실존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무의 가치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본원적인 무의 가치에 대한 강조의 차원에서 현대의 왜곡된 무술계와 태권도계의 현실에 대해 비판했고 이 연장선 상에서 태권도공원에 대한 비판을 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태권도공원의 한 관계자는 “태권도공원에 대한 비판이라서 관심을 가지고 참석했는데 김 교수가 일방적으로 태권도공원을 비판한 것이라기 보다는 태권도의 전체적인 발전의 차원에서 부족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며 김 교수의 주장은 태권도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로서도 충분히 참고하고 받아들여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으로 김 교수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아쉬웠던 점이라면 행사의 이름이 공개토론회였는데 일부 토론자를 제외하면 토론자들이 준비가 부족해 기대에 비해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990년에도 ‘태권도 철학의 구성원리’라는 저서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던 ‘태권도의 뿌리는 가라테’라는 주장을 통해 태권도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박성진 기자  kaku6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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