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반세기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이젠 장애인 등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26일 국기원에서 만난 오대영 연수처장(사진)의 말이다.

수년 전부터 장애인 태권도에 깊은 관심을 나타낸 오대영 처장은 “그동안 태권도계가 일반 수련인들에 비해  장애를 갖고 있는 소수 수련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장애 유형 및 등급에 따른 심사규정을 새롭게 제정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수원은 오 처장의 이 같은 의지를 적극 반영해 오는 8월 제1기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 연수를 시행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대영 연수처장.

- 언제부터 장애인 태권도에 관심을 가졌나.
△ 태권도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수련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약 반세기에 걸친 태권도 보급과 발전 과정을 봤을 때, 일반 수련인에 비해 소수 수련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스포츠 또는 무도로서의 태권도가 수련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보급, 지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천성·후천성 장애인들에게 큰 폭의 문호를 넓혀주지 못했던 것을 항상 아쉽게 생각해 왔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 학교와 시설, 프로그램 등 사회 복지 시설이 많이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태권도 영역에서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그 첫 걸음으로 장애인들에게 태권도를 교육시킬 수 있는 지도자 배출을 기획하게 되었다.

- 8월에 첫 시행되는 제1기 장애인 지도자 연수의 취지는.
△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 영역의 손상으로 인해 일반적인 신체활동 및 스포츠 운동참여가 어려운 장애인들의 대상과 특성에 맞춰 태권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장애인 지도자 교육을 추진하게 됐다.

- 구체적으로 교육 목표와 내용 등을 설명하면.
△ 교육 목표는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 전문인 양성, 장애인 태권도 보급 발전, 장애인 태권도 프로그램의 개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 급별 응시자격과 요건은 1급은 태권도 8단 이상,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 2급 자격증 소지자이어야 하고, 2급은 태권도 6단 이상,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 3급 자격증 소지자, 3급은 태권도 4단 이상, 만 22세 이상인 자이어야 한다.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1-2급은 지도자의 역할과 사명, 장애인 스포츠 국제기구와 이해, 장애인 태권도 지도법 심화, 장애인 심리코칭과 카운슬링, 품새지도(유급자, 유단자), 경기운영 및 심판법 등 총 24시간이고, 3급은 세계정세와 지도자의 방향, 장애인 태권도 역사와 최근 동향, 장애인 태권도 지도법 심화, 장애인 스포츠 개론, 장애인 심리코칭과 카운슬링, 장애인 운동지도 프로그램, 장애인 특성과 등급분류, 장애인 태권도 경기규칙 및 심판법, 품새지도(유급자, 유단자) 총 40시간이다.

장애인 지도자 연수를 위한 교재 발간은 집필위원회를 구성해 집필을 마쳤다. 현재 교재편찬위원회를 통해 수정, 보완 중에 있다. 8월 연수를 진행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 장애인 태권도 발전을 위해선 태권도 제도권, 특히 국기원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나.
△ 국기원은 장애인 장애 등급/분류에 따른 심사 규정을 새롭게 제정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과 규칙 등을 보완해야 한다.

국기원에서 우수한 장애인 태권도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은 물론, 현재 수련하고 있는 모든 태권도 지도자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가맹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태권도연맹에서는 현재 가맹된 각국의 장애인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세계태권도서수권대회와 맞물려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 태권도가 장애인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국기원을 비롯한 태권도 관련 단체와 정부 체육 관련 단체의 외교·행정적 노력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 장애인 태권도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 태권도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듯 장애인을 이용하여 개인 혹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들의 신체활동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태권도가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어 진정한 무도, 스포츠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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