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태권도 국가대표 4명이 결정됐다. 차동민(22·한국체대), 손태진(20·삼성에스원), 황경선(22·한국체대), 임수정(22·경희대). 영광스러운 태극마크의 주인공들이다.

4명의 선수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4명 모두 2007년 맨체스터 세계예선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또한 차동민, 황경선, 임수정은 모두 서울체육고등학교 동창생들이다. 차동민과 황경선은 현재도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낼 4명의 태권전사, 그들은 누구인가?

손태진

■ 남자 -68kg급 손태진

종주국 한국의 태권도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이 어느 체급에서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체급이 없지만 특히 남자 -68kg급의 경우에는 3차 평가전에서도 최종 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4자동률을 이뤄 재경기까지가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최종 승자가 된 것은 경쟁자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약관의 손태진이었다. 손태진은 지난해 이른바 ‘이중신분’ 논란에 휩싸이는 등 경기 외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고, 국가대표 최종평가전에서 1차, 2차, 3차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둬 국가대표 선발이 어려운 듯 했으나 결국 재경기에서 불타는 투혼을 발휘해 소중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나이에 비해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손태진인 만큼 만약 손태진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펼쳐 우승을 한다면 당분간 이 체급에서는 손태진의 전성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남자 +80kg급 차동민

차동민

남자 헤비급(+80kg)은 ‘포스트 문대성’을 놓고 차동민, 윤희성, 남윤배, 김학환, 장창하, 허준영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차동민이었다.

이 체급에서 차동민이 비교우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7년 7월 세계예선대회 국가대표 선발전부터였다.

당시 차동민은 패자부활전에서 허준영을 꺾고 결승에 올라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남윤배에게 내리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맨체스터 세계예선대회에서 3위에 그치고 국가대표 1차 평가전을 윤희성에게 내주면서 주춤했던 2차 평가전 윤희성과의 대결에서도 경고판정시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승을 추가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결국 3차 평가전에서도 윤희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헤비급 국가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차동민은 국가대표로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올림픽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기를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수정

■ 여자 -57kg급 임수정

임수정도 비교적 무난하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 체급의 강자 이혜영을 무난하게 제치고 세계대회예선, 1차 평가전에 이어 3차 평가전에서도 우승하며 베이징행 티켓을 차지했다.

임수정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며 “치열한 최강 한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친 만큼, 올림픽에서 반드시 우승해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임수정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임수정은 키는 좀 작은 편이지만 다부지고 체력이 좋다. 스타일 또한 공격적이다.

2002 아시안게임 우승, 200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및 세계예선대회 우승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임수정이 올림픽에서도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여자 -67kg급 황경선

황경선

황경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 체급 최강이다. 국가대표 1차, 2차 평가전에서 모두 전승을 거두며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확인하며 가장 쉽게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최강으로 공인받고 있지만 문제는 올림픽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동메달에 그쳤던 황경선은 지난해 맨체스터 세계예선대회에서도 은메달에 머물러 세계최강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세계대회 2연패, 아시안게임 우승의 경험이 있는 황경선이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문제는 훈련과 전략. 남은 기간 동안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고, 예상되는 상대 선수들에 대해 철저히 분석한다면 황경선이 태권도 월드스타로 화려하게 떠오르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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