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중국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태권도사에 의미를 남겼다. 국제대회에서 최초로 전자호구가 사용됐다는 점, 한국이 최초로 대회 종합우승을 놓쳤다는 점,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연이어 개최하며 중국이 태권도의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번 대회의 운영 전반을 관장한 아시아태권도연맹의 이대순 회장으로부터 이번 대회의 의의 및 진행과 결과에 대해서 들어봤다.]

이대순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사진제공 ATU 이석제)

- 이번 대회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나?

△ 태권도사적으로 볼 때는 전자호구를 국제대회에서 최초로 도입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회가 개최된 뤄양(洛陽)은 중국의 고대사를 품고 있는 도시로 아시아 젊은이들이 아시아의 역사를 생각하고 꿈을 키우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 전자호구의 도입에 따른 결과를 평가한다면?
△ 최초의 전자호구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심판판정의 공정성을 인정받는 것이 우리 태권도의 한 과제인데, 전자호구의 도입을 통해 그 목표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판정시비가 전혀 없었고, 참가자들도 판정 결과에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대회 진행 내내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속을 태웠다. 결과가 좋았고, 태권도사에 이정표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 대회의 성공적인 운영과는 별개로 한국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했는데.
△ 종주국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최초로 종합우승을 놓쳤다는 점에서 섭섭한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태권도 수준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고 본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른 나라의 태권도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는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은 좋지만 그것이 자만심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는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대회 기간 중 열린 아시아연맹 총회에서는 어떤 내용이 논의되었나.
△ 국제스포츠로서의 태권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게 경기 운영이나 모든 면에서 다른 단체들보다 앞서나가는 위상을 정립하자는 것이 결의되었다. 또한 우리 태권도가 마샬아츠(무술)를 기본으로 경기스포츠로 발전해왔는데,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메달경쟁에 매달리고 있는 경향이 있다. 무리한 성적경쟁은 지양하고 선수 양성의 과정에서 교육적인 면에 보다 치중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논의된 것은 선수의 권익에 힘을 기울이고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최소화해서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 앞으로 아시아태권도연맹의 발전 방향은?
△ 모든 스포츠단체의 운영은 투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에게 운영의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시아태권도연맹은) 회원들이 직접 참여해서 문제점도 공유하고 그 해결과정에 참여하여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조직이 될 것이다.

- 이번 대회나 총회 기간 중 특기할만한 것이 있다면?
△ 태권도 심포지엄이 있었다. 태권도의 교육적 측면과 가치, 경기규정 개선, 선수 부상의 형태 분석 등의 주제가 발표되었다. 참가자들의 호응이 좋았으며 여기서 나온 주제들은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심도있게 다루기로 했다.

- 이번 대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를 한다면?
△ 이번 대회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에서 열려 특별히 모범적인 대회가 되도록 만전을 기했다. 대회의 운영과 진행 면에서 어느 정도 목표가 달성됐다고 생각하고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 데에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감사히 생각한다. 특히 대회 끝까지 대회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켜준 조직위원회와 회원국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

박성진 기자  kaku6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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