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8일간 경북 안동에서는 ‘2008년도 전국종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종별선수권대회는 대한태권도협회가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대회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대회다. 중등,고등,일반부를 통틀어 출전 선수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워낙 출전선수가 많다보니 중등부와 고등, 일반부를 나눠서 대회를 연다. 이번에 안동에서 열린 대회는 고등, 일반부 대회다. 안동에서 이처럼 큰 태권도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걸한 안동시협회 회장

“안동에서 꼭 대회를 열고 싶었습니다.”

안동시태권도협회 류걸한(54) 회장의 말이다.

류걸한 회장은 안동 토박이다. 12살 때 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안동 태권도역사의 산 증인이다. 태권도 외길을 걸어온 류 회장은 경북태권도협회 전무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태권도 행정에도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경북 전무 시절에는 전국규모의 대회를 수차례 치러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고향인 안동에서는 이렇다 할 태권도 행사를 유치하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다고 한다.

“이번에 대회가 열린 안동실내체육관이 2002년에 개관했는데, 그걸 보면서 ‘이 체육관에서 태권도대회를 하면 좋겠구나’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작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태권도대회 유치를 계획하게 되었지요.”

안동은 전국규모 태권도대회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유서깊은 전통과 문화의 고장인 만큼 여러행사가 많은 곳이다. 이번 대회기간에도 경북소년체전이 동시에 열리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다른 부분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만, 경북소년체전과 겹치는 바람에 숙박장소를 선정하는데에 좀 애를 먹었습니다. 안동 시 차원에서의 배려와 협조가 없었다면 어려움이 많을 뻔 했습니다.”

이번 안동종별대회는 전자호구가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점, 안동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회라는 점 등으로 비교적 관심을 많이 받았다. 1주일간 쉼 없이 열리는 동안에도 큰 무리없이 대회가 잘 치러졌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요즘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태권도대회를 서로 개최하려고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합니다. 안동협회 만의 힘으로는 힘들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안동시 차원에서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컸고 대회를 유치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해 대회를 진행하는 데에까지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안동시장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대회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대회를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터지만, 공을 돌리는 겸양을 보이는 류걸한 회장이다.

전국규모 태권도대회 개최라는 숙원을 풀어낸 안동협회가 앞으로 가지고 있는 계획은 무엇일까.

“안동시 태권도단을 만드는 것이 남은 꿈입니다. 특히 여자실업팀을 만들고 싶어요. 안동시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고, 경북태권도협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과 문화의 고장 안동. 그리고 한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태권도. 멋진 어우러짐이다. 안동시 태권도협회의 발전이 기대된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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