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배방면에는 7천 세대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경 3km 안에 무술 관련 도장이 12개나 있다. 태권도장이 9개, 합기도장이 2개, 검도도장이 1개인데, 앞으로 태권도장과 검도도장이 1개 더 생길 것이라고 한다.

연세승리태권스쿨 수련생들이 황성진 관장의 지도에 따라 약속겨루기를 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도장이 많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면소재지인 농촌지역에 이처럼 도장이 많은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도장의 포화현상이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도장중에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도장이 있었다. 바로 면사무소 앞에 자리잡은 연세승리태권스쿨이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이 도장은 유일하게 대한태권도협회에 가입한 도장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미등록도장인 것이다.

황성진 관장

서울에서 사범 생활을 하다가 이곳으로 내려와 도장을 인수해 자신의 철학과 색깔에 맞게 도장을 새 단장한 황성진(37) 관장은 우직한 태권도 지도자다. 수련생을 확보하기 위해 자전거와 디지털카메라 등 고가의 상품을 주며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는 마케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근 도장을 시샘하거나 투기하기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량과 소신에 따라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는 열혈남아(熱血男兒)다. 아산시태권도협회 의전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에는 아산시장 표창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충남태권도협회장 표창도 받았다.

그가 운영하는 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도전’ ‘책임’ ‘공동체’ ‘리더십’ ‘효’와 같은 인성교육 포스터가 붙어 있어 평소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황 관장의 지도철학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형제,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울지 않으며 부모님께 꼭 존댓말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이것은 우리 도장의 철칙이죠. 이 지역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도장에 보내고 오랫동안 도장에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생활예절과 인성교육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승리태권스쿨의 강점은 ‘칭찬 스티커 제도’를 도입해 수련생들이 자발적으로 바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한다는 것이다. 스티커 모음판을 별도로 만들어 1-5점까지 점수를 매겨 20점을 채우면 도서상품권을 준다.

황성진 관장이 여자수련생에게 옆차기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도장에 비해 태권도 수련 이외에 부대 행사를 많이 한다.

황 관장은 “방학 때마다 극기훈련, 합숙훈련, 스키장 체험 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수련생들의 담력과 체력을 향상시킨다”며 “최근에는 수련생들과 7시간 동안 364m의 배방산을 산행했고, 공동묘지에서 담력 훈련도 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아 요즘에는 어디 안 가느냐고 물을 정도”라고 말했다.

황 관장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최대한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다.

한편 황 관장은 아내와 딸 시연(8), 아들 준연(5)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틈틈이 아내가 도장 차량을 운행해주며 도장의 사무일도 도와줘 황 관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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