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 3월이다. 1년 중 결혼 소식이 가장 많은 계절이 돌아왔다. 많은 사랑 이야기들 중에서 태권도인들이 놓칠 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하나 있다. 태권도를 통해 맺어진 사랑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무카스미디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혜진 씨와 <MOOTO>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컬처메이커의 디자이너 강송희 씨다.

예비부부 한혜진(오른편) 씨와 강송희 씨

한혜진 씨는 태권도계에서는 소문난 민완 기자다. 20대의 젊은 패기를 앞세워 태권도계 곳곳의 소식을 종횡무진 취재해왔다.

한 씨가 <무카스미디어>에서 태권도기자를 시작한 것은 2003년.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성균관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한 한 씨는 <무토(당시)>에서 태권도전문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만 4년 동안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해오고 있다.

한 씨가 태권도전문기자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한 씨는 유치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선수생활을 했다. 1995년 전국소년체전에서는 핀급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선수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태권도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한혜진 씨.

한 씨가 예비신부 강송희 씨를 만난 것은 2005년. 도복, 무술용품 분야의 디자인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무토>의 웹디자이너로 강송희 씨가 입사한 것이다.

서로에게 막연한 호감 정도만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맺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06년 여름 함께한 밤샘작업을 통해서였다. 당시 회사는 태권도장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세미나 준비를 한 씨가 담당하고 있었고 업무적인 부분에서 한 씨는 강 씨의 도움이 필요했다.

세미나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시간에 쫓기던 한 씨는 강 씨에게 급한 도움을 요청했고 이 요청을 해결해주기 위해 강 씨는 밤샘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찌보면 무리한 부탁이었지만 한마디 불평도 없이 새벽 5시까지 일을 도와주는 강 씨에게 한 씨는 완전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2006년 여름 이후로 1년 반. 짧지 않은 이 기간 동안 두 사람의 사내 연애는 극소수 몇몇을 제외하고는 비밀에 부쳐졌다. 연애기간이 길다 보니 간간히 눈치를 챈 동료직원도 있었지만 끝까지 비밀을 지켜줬다. 마침내 1년 반의 비밀 연애를 해오던 두 사람이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결혼을 발표하자 많은 동료직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비신랑 한혜진 씨는 결혼 후 조만간 이집트로 떠난다. 국제협력단(KOICA)의 일원으로 이집트에 태권도사범으로 파견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떨어져 있어야 하는 시간이 2년 더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담담하단다.

한 씨는 “민간외교관으로서 사랑하는 태권도를 해외에 알리고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워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며 “예비신부도 자신의 이러한 생각을 이해해주고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는 이번 결혼식에서 축하화환 대신에 경조쌀화환(드리미, www.dreame.co.kr)을 받기로 했다. 쌀화환을 통해 모여진 쌀은 태권도계 불우청소년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 씨와 강 씨의 결혼은 오는 8일 여의도 KBS 신관 컨벤션 홀에서 김운용 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의 주례로 열린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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