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변화나 개선은 추상적이 아닌 구체적으로 되어야 하지. 도요타가 생산방식을 적용할 때 항상 그렇듯이 당시 업계상식으로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했어. 벤츠와 BMW보다 반값정도로 저렴하되 속도, 연비, 정숙함 및 공기 역학 등에서는 이들을 능가하여야 한다고 목표를 설정했지.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근본적으로 상호 모순이라 할 수 있지. 성능 면에서 경쟁차종을 능가할 수 있다면 엔진은 분명 이들의 엔진보다 커야 하겠지. 이렇게 되면 결국 무게가 늘어나고 연비가 나빠지기 때문이야. 하지만 개발팀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스즈키는 그 어떤 반대 의견도 용납하지 않았어. 그는 ‘도요타 자동차가 성공하기 위해서 경쟁업체의 동급의 차종 중 가격 성능과 안전성 등에서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차를 만들어야 한다.’ 고 생각했지. 서비스 개발팀은 연료소비와 바람소리를 줄이기 위해 내장형 스포일러를 개발했고 공기의 저항 계수를 줄이기 위하여 창문손잡이와 문손잡이의 홈을 모두 없애는 등의 새로운 기법들을 적용했어. 이러한 기술력에 의해 도요타의 렉서스는 세계 제1의 스포츠카 포르쉐 911보다 낮은 공기 저항계수 0.29를 달성했어. 당시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BMW735i (0.32)와 벤츠 420SE (0.37)보다 낮은 공기 저항 계수의 렉서스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140마일 이상의 속도로 런닝 벨트 위를 달리고 있는 렉서스의 후드위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은 15개의 샴페인 잔이 미동도 하지 않는 수준으로 끌어 올려 승차감을 좋게 하는데 성공했어. 마침내 세계적인 자동차로 부각시켰어. 이는 도요타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던 거야.”

"그렇군요. 대단합니다. 그들의 노력이...“

“결국 우리 태권도도 마찬가지야. 특유의 차별화된 ‘태권도의 아이콘’을 만들지 않는다면 ‘빅3자동차 회사처럼’  2류로 전락할 수 밖 에 없어. 즉 고객이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고 전근대적으로 운동을 가르친다면 언젠가는 고객의 편의를 중요시한 월마트에 의해 망해버린 K마트처럼 우리 태권도장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심각해지네요.”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볼까?" 나는 태권도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좋아하는 후배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미래를 일깨우기 위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선배로서 도리라고 생각하였다."

“2004년 포춘지(Fortune) 세계 500대 기업 중 130위인 복사기의 대명사 제록스, 이 기업은 90년대 후반에 들어오면서 총 매출과 순이익이 떨어지는 등 예전의 영광과 영화를 찾아볼 수 없었어. 세계 최초의 pc 윈드의 모태가 된 GUI를 개발한 곳도 이 회사 산하 팔로 알토 연구소이고 전자문서, 인터넷 카드, 유비 쿼터스 등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첨단 기술이 이곳에서 개발되었지만 제록스 스스로 이 모든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어. 새로운 기술이라는 변화가 이제까지 일구어 놓은 복사기 기술을 한꺼번에 날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기술 도입을 포기하거나 우물쭈물 했기 때문이야. 즉 급변하는 기술의 혁명 속에서 회사 최고 경영자의 판단 미숙과 변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이지” 김사범은 심각한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도장,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도 마찬가지야. 최고위층의 판단 미숙으로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이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타 무술과 경쟁에서 차별화로 가지 않는다면 위에서 말한 기업처럼 망하거나 쇠퇴해 갈 수 밖에 없지. 변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이런 회사처럼 언젠가는 바람과 같이 사라지거나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야 해.”

김홍래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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