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가 태권도의 희망입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35년째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노의준(55) 관장의 말이다. 노 관장은 이번에 소속 도장(JOON NO’S TAEKWONDO) 수련생 10명을 인솔해 한국으로 태권도 수련체험여행을 왔다. 이번에 노 관장을 따라 한국으로 태권도 체험여행을 온 수련생들은 14세에서 17세로 우리로 치면 중고생들이다.

한성고에서 전자호구 연습경기를 마친 호주 태권도체험단 일행

이번 한국태권도체험여행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체험으로 노 관장은 전자호구 체험을 꼽았다.

“전자호구에 대해서 여러 말들을 들어왔는데, 직접 확인해 보니 기대이상으로 훌륭합니다. 앞으로 전자호구가 태권도를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과거의 강한 태권도의 모습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노 관장을 따라온 호주의 태권소년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한성고등학교 태권도부 선수들과 전자호구를 착용하고 연습경기를 벌였다. 이날 처음 전자호구를 입어본 호주의 태권도 수련생들도 대부분 전자호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반호구에 비해 무겁다거나 불편한 느낌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전자호구 연습경기는 라저스트가 제공한 전자호구로 진행됐다.

1973년 호주로 건너간 노의준 관장의 집안은 유명한 태권도인 가족이다. 4남 1녀의 막내인 노 관장의 위 형들(노계형, 노일형, 노명형) 모두가 태권도인이다. 노 관장 형제를 기억하는 한 태권도 원로는 노 관장의 형제들이 70년대 장충동에서 ‘장충동 노씨 4형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그 일대에서 유명했다고 전했다.

호주태권도협회장을 역임한 큰형(노계형)을 따라 호주로 건너간 노 관장 형제들은 호주태권도 발전의 중심역할을 했다. 호주에 갓 건너갔을 때 노의준 관장은 주변의 다른 무술도장, 특히 가라데 도장과의 경쟁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생겼던 별명이 ‘가라데 킬러’라는 것.

호주 멜버른의 노의준 관장

호주태권도의 발전을 이끌었던 노 관장은 예전에 비해 요사이 호주태권도의 위세가 주춤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7~80년대에는 호주가 전세계 태권도에서 5위권에 꼽힐 만큼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호주태권도의 중심이 한국인들에서 호주인들로 넘어가면서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정신적인 면은 아직도 호주인들이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이번 체험여행에서도 우리 수련생들에게 한국태권도의 정신적인 면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현재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태권도협회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관장은 제2회 세계품새대회에서 심판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호주와 한국을 잇는 태권도 전도사로서의 노 관장의 역할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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