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61세의 운성이 할머니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여행도 하고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하루를 소일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친하게 지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에 참석하고 상가에서 며칠을 지내고 집에 돌아왔다. 항상 말벗이 되고, 친밀하게 지냈던 터이라 할머니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며칠간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다소 우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른 눈이 충혈 되면서 통증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가까운 약국에서 안약을 사서 넣었다. 그러나 좋아지지 않고 시력이 떨어지면서 불빛주위가 무지개처럼 퍼져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할머니는 안과에 오게 되었고 녹내장으로 진단되었다.

녹내장이란 눈의 압력이 정상보다 높아지는 병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시신경이 위축되어 실명하는 질환이다.

사람의 안구는 눈 속 액체의 순환작용으로 항상 15-20mmHg 정도의 일정한 압력을 유지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하여 눈 속의 액체가 과잉생산 되든가 액체의 원활한 흐름이 막혀서 밖으로 배출이 어려우면 눈 속의 압력이 높아져서 녹내장이 된다.

단순녹내장인 경우 처음에는 통증이 없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끝까지 중심시력도 대부분 유지되므로 그대로 지내는 수가 많다. 그러나 급성녹내장인 경우는 운성이 할머니처럼 통증도 있고, 시력도 급격히 떨어지므로 빨리 발견 된다.

할머니는 친구의 사망으로 기분을 상한 것이 녹내장의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항상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도 녹내장을 예방하는 중요한 일이며 더욱이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을 때는 필히 정기적인 안압검사가 필요하다. 더욱이 4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안압을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운성이 할머니는 적절한 치료로 안압이 정상으로 되어 다시 경로당에 나가고 있지만 또 안압이 상승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안압이 오르면 이처럼 복용 약, 주사 또는 안약을 사용한다. 안약으로 안압이 조절되면 계속 약으로 치료를 하지만 약으로 조절이 안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레이저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눈 속의 액체를 밖으로 흐르게 하는 여과수술이 보편적이다.

한편 녹내장으로 진단된 환자는 가급적 흥분하거나 화내는 일을 피해야 한다. 또 몸에 꽉끼는 옷을 입지 말아야 하고 혈액순환이 좋도록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식사와 아울러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커피나 차는 하루 한 두잔 마시고 술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침실은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섭씨 약 20도의 온도를 유지 하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영화관 같은 어두운 곳에 오래 동안 머무는 것을 피해야 한다. 녹내장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하여 실명될 수 있으므로 평소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성심병원 황일태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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