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스포츠종목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느냐는 것이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디다스(ADIDAS)나 나이키(NIKE)와 같은 초일류 브랜드들이 태권도와 관련된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태권도의 브랜드 가치를 위해서도 고무적이라 할 만 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디다스가 태권도에 가져온 관심의 역사는 깊다. 벌써 22년 전인 1986년부터 아디다스는 태권도 도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그 후로 아디다스 도복은 태권도 도복의 표준이 되었다. 지금도 아디다스의 도복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품(名品)이다.

현재 국내에서 아디다스의 태권도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곳은 (주)제우스포츠다.

제우스포츠(대표이사 김현우)는 2006년 9월 아디다스 본사에서 태권도관련 사업부문이 독립하여 만들어진 회사다. 따라서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아디다스의 글로벌 라이센스는 제우스포츠가 가지고 있다.

아디다스에서 독립하게 된 이유는 태권도의 비중이 아디다스 내에서 커지기 어렵다는 김현우대표의 판단 때문이었다. 독립 당시에는 아디다스라는 큰 울타리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우려도 없지않았지만, 태권도 사업부 직원들이 한 명의 이탈없이 참여했으며 1년 반 가까이 지나온 현재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우 제우스포츠 대표

김현우 대표는 아디다스가 태권도사업에 진출하던 80년대 중반부터 사업을 총괄해왔다. 당시 김 대표가 관심을 가졌던 종목은 태권도 외에 씨름이 있었다.

 “당시 태권도와 씨름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무술이라고 생각했고, 아디다스가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종목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행히 태권도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씨름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아쉽습니다”라는 김현우 대표의 말에서 김 대표가 단순한 비즈니스맨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태권도분야에서 아디다스(제우스포츠)가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이유의 하나는 태권도계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이다. 학교나 지역 단위의 태권도팀에 용품 등을 지원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으며, 자체적인 시범단과 실업팀 창단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태권도를 통한 장학사업은 제우스포츠의 역점사업의 하나다.

김현우 대표는 “태권도를 통해 돈을 벌었으면, 태권도를 위해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백번 옳은 말이다.

사실 김현우 대표와 제우스포츠의 태권도계에 대한 기여는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국기원 주최 ‘태권도인의 밤’에서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공인을 받았다.

제우스포츠가 태권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이유의 하나는 직원들 대부분이 태권도인이라는 점이다. 16명의 상근 직원 중 3명이 태권도 선수 출신일 정도다.

“저희회사는 신입사원 선발에서 태권도를 수련했느냐는 점이 필수조건입니다. 태권도를 모르면 업무를 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우스포츠 임이수 상무의 말이다. 임 상무 본인이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일 뿐 아니라, K대, H대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태권도학과 출신들이 제우스포츠를 떠받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제우스포츠의 직원들간의 유대관계는 일반적인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하다. 한 회사가 잘 되느냐 안되느냐를 판단하는 요건으로 인화(人和)를 꼽을 수가 있는데, 이 점에서 제우스포츠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제우스포츠는 현재의 1등에 만족하고 있지 않았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은 640g 최경량 도복의 출시로 이어졌고 내수시장에 만족하지 않은 해외진출은 지난해 수출의 날에 수출탑 수상으로 이어졌지만, 제우스포츠의 목표는 여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었다.

김현우 대표는 “태권도 사업부문의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제우스포츠가 태권도 제품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우수한 경쟁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국내 태권도제품 시장도 커지고,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경쟁사인 나이키가 대한태권도협회의 공인을 받은 일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국내 중소업체들의 추격도 발전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태권도계 후원을 통해 태권도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제우스포츠.

제우스포츠 본사 사무실에 걸려있는 “태권도는 우리 것, 우리는 하나”라는 글귀가 이 회사를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심대석-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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