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인들의 염원을 담은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태권도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바야흐로 태권도가 공식적, 법률적으로 국가적인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태권도특별법 통과에 따라 가장 바빠진 곳은 역시 태권도진흥재단(TPF·이사장 이대순). 태권도특별법은 TPF의 법정법인 설립을 규정하고 있으며, TPF 설립 목적 자체가 ‘태권도공원의 조성과 관리’이기 때문이다.

태권도특별법에 따라 TPF 실무를 총지휘할 송동근 사무총장을 지난 6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송동근 사무총장.

- 태권도특별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특히 어떤 점이 힘들었나.
△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어려움은 물론 적지 않았다. '국가의 돈을 왜 민간단체에 지원해야 하느냐', '왜 꼭 태권도에 대한 지원이어야 하느냐', '다른 지역의 발전과도 형평성이 맞아야 하지 않느냐' 등등 기획예산처와 국회 차원에서의 반대의견도 있었고, 특별법에 포함된 TPF의 업무가 다른 단체들(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의 업무와 중복이 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법안의 발목을 잡아온 게 사실이다.

태권도라는 문화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갈등의 소지가 될 만한 요소들은 삭제, 수정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고서야 법안이 통과되는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 법안이 통과되면서 TPF는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아질 텐데, 당면한 주요 과제는.
△ 우선은 TPF가 법정법인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태권도특별법이 내달 대통령령으로 공표되면 6개월간 시안 공고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친다. 6개월이 지나면, TPF는 정관 개정, 이사진 재선임 등의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법정법인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일의 본격적인 시작은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 TPF가 법정법인으로 전환을 완료한 후 구체적으로 시작하게 될 사업은 무엇인가.
△ 태권도공원의 전면적이고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기존의 태권도공원 조성계획이 하나의 가안(假案)이었다고 한다면, 법안이 통과된 지금은 실제 건설을 위한 계획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와 국외에서 각각 4팀 정도의 건축설계 전문가를 지명해서 이들이 응모한 마스터플랜 중에서 가장 좋은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후 이 당선작을 토대로 건축, 토목 등 각 분야 전문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태권도공원의 구체적인 설립에 들어갈 것이다.

- 태권도공원 설립에 대한 총장의 각오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태권도계의 고질적인 문제, 예를 들어 TPF을 포함한 4개 단체의 공조 미비, 일선 태권도인들의 무관심과 몰이해 등이 진흥재단의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
△ 중요한 것은 태권도를 위한 일은 따로 (할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태권도인들 누구나 나서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일은 우리 조직의 일이니까 당신들이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식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 문제인 것은 정작 자신들의 일이라는 그 일들을 제대로 해놓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래서는 태권도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기원은 국기원대로 중앙도장이라는 정체성이 있고, 대한태권도협회는 경기단체라는 정체성이 있다. 하지만 태권도라는 것은 이러한 조직들의 역량을 모으고도 더 포함시켜야 할 많은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 태권도는 무한대의 개발 가능성이 있는 우수상품이다. 이러한 무한자원을 개발도 하지 않으면서 남들도 못하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 ‘태권도=경기’라는 측면에만 몰입하여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 지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TPF가 할 일은 무엇인가.
△ TPF을 포함해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공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4개 단체가 이미 합의해서 시행해 오다가 일부 단체의 내부 문제로 중단이 되었었는데, 조만간 이어갈 계획이다. 태권도공원을 포함해 태권도의 가치를 일반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TPF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업 목표의 하나다.

박성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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