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무술의 본산 소림사는 한 해 평균 4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최고의 관광지. 한국의 국기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 해 평균 2만 명 정도. 태권도의 관광상품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서울시는 종주국을 찾는 세계 태권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시범 정기문화공연과 외국인대상 태권도체험프로그램 등 태권도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금년  행사는 다음달 5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이 행사의 의미와 문제점을 살펴본다. <편집자>

태권도 시범 정기문화공연 ‘태권도는 국악 선율을 타고’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경희궁 숭정문 앞 잔디마당에서 펼쳐졌다. 국기원 시범단의 정통 태권도 시범과 풍장21예술단의 신명나는 연주가 접목된 태권도 퍼포먼스는 태권도와 국악이 어우러진 새로운 태권도 시범 공연이었다. 관객참여프로그램인 “배워봅시다”, 태권도복 입어보기 등도 함께 진행됐다. 

국기원 시범단이 경희궁 숭정문 앞 잔디마당에서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경희궁을 찾은 지난 21일 궂은 날씨 때문에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시범단의 열연에 화답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광객 월(Wall Stewart·프랑스)씨는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데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 품새 시범이 가장 멋졌다. 국악 연주가 짧은데 조금 더 길게 연주되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매일(월요일 휴무) 3회(10:30, 13:00, 15:30) 태권도의 기본동작, 호신술, 격파 등을 배울 수 있는 외국인 대상 태권도 체험 프로그램 “Yap!! Taekwon!”은 경희궁 숭정전 안마당에서 진행됐다. 프로그램 수료자에게는 국기원장 명의의 수련증과 기념배지를 수여했다.

국기원 이종갑 홍보과장은 “태권도 관광상품을 개발해 태권도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기대했던 것보다 120%의 효과를 얻었다”며 “공연 환경, 관광객 편의시설 등을 개선한다면 성공적인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기원 측은 외국인 관광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실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현재까지 집계된 국기원 통계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체험 프로그램에는 1,100여명, 시범공연에는 1만2,000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CCTV, 일본 아이모리TV, 영국BBC, 미국 ABC, 독일 폭스 채널 등 해외 언론사들이 잇따라 방문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기원 시범단 허정행 주장은 “기존의 시범은 시범단이 관객을 찾아가는 공연이었다면, 경희궁 시범은 태권도 수련생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이 찾아와 관람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람객들이 증가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종주국을 방문한 세계 태권도인들이 관광할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없는 현실에서 경희궁 행사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야외 행사여서 혹한기와 혹서기, 우천시에는 공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연장과 탈의실 등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공연 관계자는 “공연이 있을 때마다 잔디마당에 매트를 깔고, 관람객이 앉을 의자를 준비해야한다. 공연이 끝나면 매트와 의자를 치워야한다. 실내 공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 이종갑 과장은 “내년에는 국악전문 공연장인 서울남산 국악당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태권도상품개발 우영효 담당자는 “내년 2월 쯤 내년 행사를 주관할 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관이 바뀌더라도 태권도 관광상품 내용은 현재와 유사할 것이다”며 “야외 행사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실내 공연장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령선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