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11월 1일, 수원과 인천에서 세계인들의 태권도 잔치가 열렸다. 아직 만족하기에는 미흡했지만 참가 규모로나 대회 분위기로는 그런대로 풍성한 태권도인들의 잔치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목원대 참가자들이 청년부 종합격파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한마당

국기원이 주최한 2007세계태권도한마당이 ‘태권도로 하나 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스페인, 네팔, 미국, 대만, 태국, 이란, 인도 등 51개국 740여명의 해외 선수단과 임원들을 포함해 모두 629개 팀 4,199명이 참가해 사상 최고의 참가 규모를 기록했다. 해외 참가 선수단 가운데는 중국이 1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참가 선수단은 개인, 단체, 종합, 기록경기 등으로 나뉘어 격파, 품새, 호신술 등 총 11개 종목 38개 부문에 걸쳐 경연했다.
 엄운규 국기원 원장은 1일 개회식에서 “세계태권도한마당은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 16년 전부터 개최해 온 대회로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의 무도 태권도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과거 어느 대회보다도 많은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했다”고 참가 선수단을 반겼다.

이번 개회식에는 백준기(오도관), 김인석(무덕관), 김순배(창무관), 이교윤(한무관) 등 태권도 원로 4명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대회 첫날 격파가 시작되며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한마당에 참가한 해외 선수들은 감탄의 눈으로 경기를 관람하면서 “그레이트(Great)!, 원더풀(Wonderful!)!”을 외치며 환호했다.

종합격파 경기에서 격파에 실패한 선수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는 찬탄의 환호를 보냈다.

1일 오후 2시 B코트에서는 국기원 국가대표 시범단의 시범을 시작으로 공인 품새, 손날격파, 태권체조, 주먹격파, 창작 품새, 종합 격파, 연속 몸돌려 후려차기 등 KBS 1TV 중계방송을 위한 예선전 프로그램을 따로 편성해 경연을 펼쳤다.

한편 박현섭 국기원 총무이사는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한마당이 끝나면 내년에는 해외에서 개최하는 안건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2008세계태권도한마당이  해외에서 개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3회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1일부터 3일까지 인천 삼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는 세계 32개국 4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사흘간의 열전을 벌였다.

코리아오픈대회는 더 이상 ‘우리들만의 축제’가 아니었다. 최적의 여건을 갖춘 경기장 시설에 국내에서 태권도경기가 열린 이래 최다 관중이 참석, 성공적인 세계대회로 뻗어가는 대히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게 참관자들의 평가였다.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KTA) 기획이사(전무이사 직무대행 겸임)는 대회 첫날 “대회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참가했느냐에 달려있다. 시작은 성공적이다”고 기뻐했다.

대회가 열린 주경기장 내의 관람석 7,504석은 식후행사가 한창인 오후 6시경에 가득 찼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인천 지역의 꼬마 수련생들과 가족들이 한껏 웃으며 즐겨 ‘태권가족 축제의 장’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자리였다. ‘더 이상 텅 빈 태권도경기장은 안 된다’는 KTA의 의지가 돋보인 대회였다. 

KTA가 주최 주관한 이번 대회는 올림픽 체급(남녀 각 4체급), 세계대회 체급(남녀 각 8체급), 주니어체급(남녀 각 10체급) 경기로 나뉘어 열렸다.

홈팀 한국의 첫날 출발은 상큼했다. 올림픽 체급 남자 -58kg급에서 김두산(21ㆍ조선대)이 2005년 유럽선수권대회 페더급 우승자인 콕살 두르소이(터키)를 맞아 7대 2로 누르고 월등한 기량차를 보이며 우승했다.

이어 세계대회 체급 여자 라이트급 결승에서는 장은숙(26ㆍ인천시청)이 소극적인 경기운영 끝에 궈윤페이(중국)를 1대 0으로 누르고 간신히 종주국 자존심을 지켰다. 첫날 12개 종목 가운데 금메달 7개를 획득한 한국은 대회 3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KTA가 코리아오픈대회를 더욱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도 강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KTA는 한국의 독식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좀 더 낮은 기량의 선수를 내보내 해외 출전국들에게 매달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종주국 메달 독식에 대한 반발을 막아 참가국 수를 늘리기 위한 방책이지만 기량 있는 해외선수들의 참여를 위해서는 출전선수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첫날 가득 찬 관객의 수를 경기 마지막 날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정대길-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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