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 간 합의로 진행되던 기술통합조정위원회가 결렬 위기를 맞고 있다.

WTF와 ITF는 지난해 6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1차 예비회담에서 품새와 경기규칙 등의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태권도기술통합조정위원회 설치를 합의했고, 지난해 8월 제2차 예비회담에서는 부총재급으로 위원장 1명과 2~3명의 위원을 조정위원회 대표단으로 하는 구성범위를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ITF는 2~3차례에 걸쳐 WTF에 보내는 공문을 통해 기술통합조정위원회가 아닌 기구 자체 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제3차 예비회담을 갖자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WTF는 기술통합조정위원회 설치에 따른 합의내용은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거친 사안임으로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국내 태권도계는 ITF의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술 통합문제도 단시일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데 기구 통합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회담 자체를 결렬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다.

ITF는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열렸던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논의됐던 WTF와 ITF의 협력 지원도 기구 통합의 당위성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 남북이 공동으로 발표했던 보도문에는 기구 통합이 아닌 태권도의 통일적 발전을 위해 WTF와 ITF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만 있다.

또 베트남 출신의 트란 트류 콴이 수장으로 있는 또 다른 ITF가 해외법원에서 ITF의 정통성에 대한 재판에서 승소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ITF의 대표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어 북한의 장웅 측 ITF가 기구통합을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오는 24일 이대순 부총재를 단장으로 하는 WTF 대표단이 ITF 대표단과 중국 북경 스위스호텔에서 회동할 예정이어서 회동 결과에 따라 향후 회담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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