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회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가 펼쳐진 광주다목적체육관은 16개 시도태권도협회 임원들과 선수, 지도자들로 가득했다.

각 시도를 대표해서 참가한 지도자는 감독 2명, 코치(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5명 등으로 총 112명이다.

112명의 지도자 중 ‘우먼 파워’를 보여주는 여자 지도자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박선미(35) 제주도청 코치, 조향미(34) 하동군청 코치, 박은선(33) 영송여고 코치. 그들은 “여자 선수들은 여자 지도자가 지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태권도를 처음 배우는 곳은 도장이다. 하지만 일선도장을 가보더라도 여자 수련생들의 인원은 적다. 이번 전국체전을 보더라도 남자부는 대학부와 일반부 경기가 나눠져 있는 반면, 여자부는 일반부에 대학부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현상은 여자 선수들의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국체전 기간에 이들을 만나 활동상과 고충을 들어봤다.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그들의 꿈은 한결같다. 소속 선수들을 국가대표 선수로 양성하고, 그들 역시 국가대표 코치가 되는 것을 꿈꾼다. 그들은 “여자 지도자들이 증가하고,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자 지도자들이 태권도계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코치.

-박선미 코치 

서울 출생인 박 코치는 1999년 제주도에 살고 있던 후배와 함께 도장에서 수련생들을 지도하면서 제주도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2001년부터 제주도청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는 “태권도계에 여자 지도자들이 많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여자들의 생각이 전환이 필요하다. 여자이기 때문에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 때문에 여자 지도자들의 인원이 적은 것 같다”며 “여자 지도자에게 배운 경험도 없는 여자 선수들이 여자 지도자가 남자 지도자보다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얘기를 들었을 때 씁쓸했다”고 토로했다.

-조향미 코치

조향미 코치.

조 코치는 90년대 중후반 한국 웰터급의 간판선수로 활약하며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은퇴 후 2001년 인천시청을 시작으로 2003년 하동군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여자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여자선수와 지도자가 동성이기 때문에 여자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남자 코치들은 여자선수들에게 훈련을 지시하고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며 “감성적인 여자 선수들에게 작은 배려를 해주는 것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선 코치.

-박은선 코치

2001년 선수에서 은퇴한 박 코치는 2004년부터 대구 영송여고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그는 “남편(천창영 대구오성고 코치)이 같은 직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해해주는 부분이 많아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 육아 문제를 제외하고는 힘든 부분은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여자 선수들은 가급적 여자 지도자가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여자 선수들이 여자 지도자와 함께 있으면 옷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선수들이 마음 상태가 편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어지게 되면 훈련에 더 집중하게 돼 성적이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령선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