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우리 아들.”

산으로 둘러싸여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경기도 시흥시 연성택지개발2지구. 이곳에 있는 경희대태권도장 박선학(34) 관장이 수련생들의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준다. 천방지축으로 행동하는 수련생들도 수련을 시작하는 명상 음악이 흘러나오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들뜬 수련생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명상이 끝나면 출석 확인을 한다. 사범이 호명하면 수련생은 자리에 일어나 “경희대태권도 ○○○입니다. 저는 큰절(존댓말)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수련생의 인사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도장은 일시적인 교육이 아닌 평소 습관화된 교육을 추구한다. 도장에 처음 입관했거나 평소 소극적인 수련생이 인사를 하면 주변 수련생들은 박수로 격려를 해준다.

함형석(7)수련생의 어머니 장은미씨는 “어머니 사이에 관장님이 아이들을 잘 돌봐준다는 소문이 자자해 다른 도장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 형석이를 도장에 보내게 됐다. 형석이가 몸이 안 좋아 도장에 못 나오고 있는데, 도장에 빨리 가고 싶어 한다”고 얘기했다.

수련생들의 출석률이 높은 편이다. 도장은 수련생이 수련시간에 나오지 않을 경우, 출석 확인을 끝낸 뒤 수련생에게 전화를 한다. 부득이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다른 수련시간에 오도록 해 수련을 하지 않는 날이 없도록 한다. 박 관장은 “출석 관리만 철저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관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도장은 유급자는 1수련장, 유단자는 2수련장으로 나눠서 수련을 지도한다. 박 관장이 겨루기 선수단, 노윤삼(28)사범이 유급자와 품새 선수단, 이세영(27)사범이 유단자와 시범단을 맡는다. 박 관장은 “수련을 분리해서 했기 때문에 수련생들의 수준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유급자가 유단자를 보면서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얘기했다.

도장을 찾은 지난 1일, 수련생들이 놀이 체육을 하고 있었다. 도장은 매달 1일마다 한 달 계획표를 설명하고 놀이 체육으로 마무리한다. 매달 ‘이달의 시조’를 선정해 시조의 일부를 암송하고 뜻을 음미한다. 또한 ‘이달의 주제 발표’를 하는데, 10월의 주제는 부모님이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주제 발표를 통해 수련생들의 발표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박 관장은 주몽종합사회복지관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던 시절, 수련생들에게 태권도를 즐길 있도록 가르쳤다. 하지만 수련생이 증가할수록 지도력에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태권도가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 박 관장은 지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내 태권도장 중 관원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경희석사태권도장(김선수 관장)을 찾아가 사범 생활을 하면서 올바른 지도 철학을 갖게 되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전승민(11)은 태권도선수를 꿈꾸는 수련생이다. 박 관장은 “승민이와 함께 수련한 지 오래돼 몸짓만 봐도 서로 의미가 통해 경기 출전에 어려움은 없다”말했다. 박 관장은 전승민 수련생처럼 태권도를 하고 싶은 수련생이 있다면 태권도부가 있는 중학교로 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장을 개관할 때 박 관장은 “안티 없는 도장을 만들자”고 다짐을 하며 수련생 지도에 전념했다. 박 관장은 “수련생들이 단시간이 아닌 장시간 수련을 한다고 생각하고 태권도 수련을 통해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내비쳤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령선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