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조 경기는 참 재미있습니다. 전국대회 메달이 있는 1, 2조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참 열심히 합니다.”

지난 18일 강원도 속초체육관에서 열린 제30회 한국대학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를 지켜보던 최종복 대학연맹 심판이사가 옆에 있던 기자에게 귀뜸을 했다.

최종복 대학연맹 심판이사.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체육관을 떠나지 않고 줄곧 관심있게 경기를 지켜보던 그는 “3조는 전국대회 성적이 없는 전문대 선수들이고, 4조는 대학 동아리 선수들”이라며 “이런 선수들이 태권도를 열심히 수련하고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면, 각 대학이 태권도에 관심을 더 갖게 될 것이고, 자연히 태권도가 활성화될 것이다. 태권도 관계자들의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정통 태권도 경기인 출신이다. 어릴 적 태권도를 시작한 그는 고교시절 대통령기단체대항대회와 중고연맹회장기대회, 전국체전 등 큰 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육군대표 시절엔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돼 외국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아주대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그를 지난 18일 저녁 속초의 심판 숙소에서 만났다. 그는 28년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이화태권도장을 운영하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홍보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다.

- 대학연맹 심판이사로서, 경기장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 예전보다 경기장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도 거의 볼 수가 없고, 코치와 감독들의 옷차림이 단정해 보기 좋다. 모름지기 대학교 코치와 감독이라면 가급적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현 대학연맹 집행부가 출범한 지 3년이 됐다. 어떤 것을 잘한다고 보나.
△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재정이 탄탄해졌다. 대회 유치금 등 연맹에 들어오는 돈을 모아 57개 대학의 선수들에게 1인당 50만 원의 장학금을 주는 것은 참으로 잘하는 일이다. 앞으로 장학금을 더 늘린다고 하니 일시적으로 끝나지 말고 지속적으로 어려운 선수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

대회 일정도 늘려 보통 한 대회를 5-6일씩 한다. 그러다 보니 대회가 일찍 끝나 선수들이나 심판들 모두 체력적인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대회를 즐기는 것 같다. 앞으로 대학연맹이 주최하는 대회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 태권도 발전을 위해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 잘 알다시피 태권도는 184개국 6천만 명이 수련하는 무술이자 스포츠로 발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세계 속에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여야 국회의원들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을 위한 ‘태권도특별법’을 방치하지 말고 제정해야 한다. ‘태권도특별법’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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