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실업연맹최강전

정대길 기자
승인 2007.09.17 11:53
호수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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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태권도 경기장 압권

○…K-1, PRIDE 등 세계인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이종격투기.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화려한 경기장의 모습을 이제는 태권도 경기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경기장 중앙에 원형코트를 감싸고 있는 네 개의 철탑과 연결된 선수입장 무대. 또 그들을 비춰주는 화려한 조명 등 모든 것을 실업연맹은 국내 이종격투기 주최사인 엔트리안(대표 박광현·스피릿 MC)에 의뢰했다. 화려해진 것은 경기장뿐만이 아니다. 전문 아나운서의 맛깔스러운 진행으로 건조한 모습의 태권도 경기가 사뭇 부드러워졌다.

* 5인조 단체전 흥미 고조

○…5인조 단체전 경기. 선봉에 나선 양 팀의 선수들이 1분간의 필수 경기를 치른다. 10분 2회전의 경기가 시작되고, 이후 두 코치석 “선수교체”라는 주문에 주심의 교체선언이 떨어지면 곧이어 체급에 관계없이 코치석이 지목한 선수가 경기에 나선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시작된다. 관중들은 환호한다. 작은 체구의 선수가 큰 체격의 선수를 맞아 분전하는 모습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상대팀의 연이은 선수교체에도 불구하고 거뜬히 상대해 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1분간의 필수경기 이후 다급해진 두 세컨의 잦은 선수교체로 인해 경기는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 선수들 개성 발휘 못해

○…실업연맹은 경기 외적으로 대중적 흐름에 발맞춘 최신시설의 경기장 환경을 조성했다. 또 경기 내적으로 다각적인 경기규칙 적용을 통해 화려한 기술을 관중들에게 선사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하얀 도복을 입은 무도인은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을까. 선수 입장부터 화려하게 마련된 멍석을 선수들은 소화하지 못했다. 딱딱한 모습의 그들에게서 독특한 캐릭터 창출과 개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돌려차기로 중무장된 기존 경기방식의 선수들에게 고난도 발차기와 탄성을 자아내는 경기 내용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 이대엽 시장 "나도 태권도인"

○…1969~70년대 한국 영화계의 액션스타였던 이대엽(72) 성남시장이 경기진행 아나운서의 즉흥 무대초청에 흔쾌히 응한 뒤 두 장의 송판을 격파했다. 그는 "젊은 시절 태권도에 푹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하며 같은 태권도인으로서 앞으로 태권도 발전에 더욱 힘쓸 것임을 밝혔다.

* 국기원 시범단, 왜 시범 안했나

○…화려한 조명이 비춰지는 무대 위 선수소개 직전, 타이거즈 시범단원 두 명이 나와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였다. 얼핏 태권도 발차기와 체조를 혼합해 놓은 것 같지만 분명 동작의 끝자락에는 타격의 맛이 살아있었다. 경기가 막바지에 이른 단체전 결승경기를 앞두고 타이거즈 시범단의 15분간의 시범이 펼쳐졌다. 이어 양 쪽으로 나눠 시연자들이 곡예에 가까운 시범을 선보이는 ‘태권 배틀’이 시작됐다.

이들을 지켜보며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다 한껏 달궈진 몸을 이끌고 무대 옆으로 등장한 국기원 시범단은 타이거즈의 시범이 끝날 즈음 어디론가 사라졌다. 대회 관계자에 의하면 “대회 진행 관계상 시간적 여유가 없어 취소됐다”고 했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