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의 선수들에게 동계훈련은 필수적이다. 동계훈련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에 따라 그해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동계훈련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수행한 선수들은 결국 휼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선수들은 동계훈련 말미에 스피드와 체력면에서 유난히 돋보인다. 동계훈련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산을 이용한 크로스컨트리나 트랙에서의 지속주 등을 통해 지구력을 배양하는 게 동계훈련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동계훈련은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통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양상으로 전환됐다.
스피드와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태권도 선수들에게 근육을 강화시키는 웨이트트레이닝은 금기시 해왔다.
그러나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태권도 선수들에게 필요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프로그램화해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부족한 근력을 보강하고, 파워향상 훈련을 보충함으로써 선수들의 체력이 훨씬 강화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근력이 강화되면 선수들의 부상은 급격히 줄어들고 반면 스피드와 순발력, 그리고 파워 등 선수들이 갖춰야할 필수 조건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각종 대회를 통해 직접 확인되고 있다.
물론 상반기 보다는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부상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동계훈련을 통해 보강한 근력이 체중 감량과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이완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끈기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선수들의 훈련 양과 태도를 보면 과거 선수들과 비교해 인내와 끈기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 비교해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협동심이 결여돼 있으며, 인내, 끈기 등 선수들이 꼭 갖춰야 할 필요조건들이 언제부턴가 상실되고 있다. 조직의 전체를 생각하기에 앞서 이기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자녀가 점차 줄어 하나, 둘이 되다보니 자기에 대한 주관과 의식이 깊어 운동문화 속에서도 점차 그런 모습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번에는 필자도 한라산 정상을 올라간 적이 있는데 몇몇 사람은 올라가면 내려올 것인데 그거 힘들게 뭐 하러 올라가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보면 올라가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성취감과 아래를 내려보면서 느끼는 뿌듯한 기쁨이 있다.
태권도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결승전에서 우승자가 되어 손이 올라갈 때의 그 기쁨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정상에 서 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말로 정상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해도 그 희열을 못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과거와 달리 각국 선수들이 한국과 거의 대등한 실력을 보이고 체격과 체력으로 밀어붙여 종주국의 위상 지키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철저한 준비없이 국제무대에 나가면 되겠지 하는 사고는 지극히 위험하다.
그런 안이한 사고를 떨쳐버리고 지금부터라도 뼈를 깎는 각오로 훈련에 임해야 종주국의 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사료된다.
훈련은 물론이요 사생활에서까지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된다.
동계훈련 기간 중 식사에서 인스턴트에 가까운 햄과 소시지, 계란말이 등 먹기 쉽고 간편한 음식을 즐기며, 김치, 나물종류, 콩 등 운동선수들에게 유익한 음식은 회피하는 것을 보면서 음식 선택에서 오는 영양의 불균형으로 체격은 좋아졌으나 골격은 약해져 과거에 비해 골절 부상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과거와 달리 국제무대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철두철미한 준비가 필요하다. 앞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철저한 훈련과 준비 속에서 종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한 강한 정신력의 무장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겠다.
문원재 전문위원(한국체육대학교 경기지도학과 교수)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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