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이재성.

인천체고, 성균관대, 삼성에스원, 영천시청 등 수준높은 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이재성(울산광역시협회·31). 태권도 선수로는 은퇴할 나이지만 아직도 그의 발차기는 녹록하지 않다.

지난 21일 열린 제37회 KTA협회장기대회 남자일반부 미들급 결승에서 이재성은 김진욱(삼성에스원)을 맞아 서든데스 끝에 짜릿한 왼발돌려차기로 우승했다. 그의 코치석에는 대학시절 은사인 김범수(53)감독이 자리를 채워주었다.

소속팀도 없이 혼자 훈련하는 이재성. 동료 선수들이 없어 가끔 외로움도 탈 것 같아 물어보니 “재미있다. 소속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태권도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너털웃음 짓는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그는 한동안 경기에 다시 출전하기위해 몸만들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선수생명에 차이가 있다.

단체로 훈련을 하던 습관에 익숙해진 운동방식을 한동안 지우지 못해 힘들었지만 이젠 개인 훈련을 통한 자기관리법을 알게 됐다”며 40살까지도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일본에서 자국의 대표선수로 선발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두 선수의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는 “부담없이 경기에 임하니 점점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 수 있는 기회도 올 것”같다 라며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김현섭 

김현섭.

“어머니. 금메달 보이세요!.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항상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주셨던 어머니. 2005년 형의 경기를 응원하러온 당신은 불의의 사고로 중학생인 저희들 곁을 떠나셨죠. 그 후 어머니의 죽음에 형은 당신의 죽음을 자책하며, 자신이 그리도 좋아하던 하얀 도복을 더 이상 입지 않았답니다.하지만 동생인 저 만큼은 당신이 그리도 바란 것이 무언지 알기에 이제야 전국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립니다.”

지난 20일 열린 남자중등부 L-웰터급에서 우승한 김현섭(16ㆍ홍천중)은 금메달을 어머니께 바쳤다.

어머니께서 그리도 바라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기에 그의 이번 금메달은 남다르다. 어린 시절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형제가 나란히 도복을 입고 경기장을 누비던 2005년. 형 김원섭(18)의 경기를 응원하러 온 어머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형은 도복을 입지 않았다.

하지만 동생인 김현섭은 형의 가슴 아픈 마음과 어머니의 극진했던 사랑을 알고 있었기에 훈련을 멈출 수가 없었다. 9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한 그는 올해 전국종별선수권대회 2위(L-웰터급)를 거뒀지만 유독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김태완(41) 코치는 그의 뛰어난 신체조건(179cm의 큰키)과 유연성을 멀리 내다보고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직 위기관리 능력 등 보완해야 할부분이 많지만 대성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그의 경기를 본 지도자들의 평가다.

“어머니와 형을 위한 금메달을 땄으니 다음은 주니어 대표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돌아서는 그에게서 훗날 'KOREA'가 적힌 도복을 입고 국가대표로서 경기장을 누빌 그의 모습을 떠올랐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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