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잘 운영하던 태권도장에서 관장의 직함을 총관장으로 바꾸고 사범들에게 도장의 운영을 부탁했다. 태권도 지도자들을 위한 지침서를 만들어보겠다는 당찬 생각으로 태권도 신문에 공언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작년 한 해 힘들었던 생각이 난다. 태권도장의 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침서를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일들은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으며, 한 여름 더위에 팔과 다리에 습진이 생길 정도였다.

또 나와 함께 노력하며 태권도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참여한 양인규 사범, 문숙경 사범, 강은영 사범 역시 많은 고생을 하였다. 

하지만 저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항상 이야기한다. 우리 태권도 관장들은 만능이다.

아마 태권도장을 운영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태권도 관장님들은 어떤 종류의 차량도 운전할 수 있고, 어떤 어려운 학부모가 와도 웃으며 보낼 수 있으며, 어떤 어려운 학생이 힘들게 해도 바르게 지도하고, 100명이 넘는 아이들도 혼자서 거뜬히 인솔하시는 만능 슈퍼맨이라고. 또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능력을 관장들은 가지고 있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현장에서 노력하는 지인 관장들의 얼굴이 스쳐지나 간다.

그런데 이런 관장들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어렵다고 말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도장운영이 사양사업으로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에서 태권도장의 위치는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다. 하지만 태권도라는 거대한 문화는 더 크게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장님들이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급할 때 더 크게 발휘되는 우리의 관장들의 힘을 나는 믿고 있다.

그 예로 이번 2007년 6월에 있었던 제1회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에서 나는 대회운영을 맞았다.

1000명에 가까운 외국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이 하는 대회에서 단연 눈에 띄는 사람들은 대회를 이끌어 가는 관장들이었다. 아마 태권도 대회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36명의 심판으로 1000명의 선수들의 경기를 8시간 만에 소화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한 종목도 아닌 두 종목(품새, 겨루기)을 그렇게 잘 처리하시는 사람들은 아마 우리 태권도 관장밖에 없으며 이들은 위대했다. 그 바탕에는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관장님들의 저력이 숨어 있다.

아마 대회에 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생소한 대회운영 방법과 심판 판정법이었지만 관장들은 잘 적응하고 훌륭히 소화해냈다.

이러한 저력이 우리 관장들에게는 있다.

하지만 그 저력을 발휘하지 않고 본인의 것만을 주장하고 고집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대안이 없는 걱정은 걱정으로 끝나지만 대안이 있는 걱정은 걱정이 아니라 활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관장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하고 있나? 도장의 경영? 사회적 역할? 교육?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집안에서 찾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면 보이지 않을까? 그러면 도장의 어려움이란 왜 생기는 것일까? ‘내가 그렇게 열심히 운영했는데 왜 어려울까?’ 라고 생각하는 관장들이 있다면 그 잘못은 관장의 잘못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이 변하는 탓이다. 현재 태권도는 사회교육의 일환으로 영역이 확장되어 문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지성 사회체육학 박사(지성스포렉스 총관장)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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