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양심이 있으면 스스로 물러나라.”

지난달 28일 수원 남창도장에서 만난 강신철 관장은 직설적으로 “참가자들의 순수한 땀방울에 의해 메달색깔이 바뀌어야 하는데, 김경찬 위원장으로 인해 메달색깔이 변한다”며 김경찬 대한태권도협회(KTA) 품새심판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김 위원장의 부도덕성과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품새대회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찬 KTA 품새심판위원장의 자격 미달과 부도덕성을 비판하며 그의 퇴진을 주장한 강신철 관장(왼쪽)과 그의 제자 전민우 사범.

- 품새 경기의 채점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정확성과 표현성을 채점하는 지금의 품새 규정은 문제가 없다. 다만 규정을 정했으면 그대로 이행하면 된다. 품새 경기는 생각만큼 겨루기보다 어렵지 않다. 정말 편하게 채점할 수 있다.

- 항간에 “김경찬 위원장의 도장을 거치지 않고서는 대학가기 힘들다”는 말들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은 없다? 아니다. 사실 확인 자료는 얼마든지 있다. 선수들은 다 알고 있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있겠는가? 지성경희도장 출신의 선수들이 김 위원장의 제자라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 품새 채점을 맡고 있는 심판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양심이 없는 상태다. 도덕불감증이 도를 지나쳤다. 심판관계의 모든 것은 심판위원장의 몫이다. 그 사람들 정의는 심판위원장이 하라는 대로다. 지난 4월 대한농구협회(KBL)의 25명의 이사진이 심판비리 의혹으로 퇴진했다. 농구도 정의가 있는데 태권도는 뭐하나?

- 지난달 19일 열린 품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전민우 사범의 항의를 어떻게 생각하나.

△ 태권도계 어르신들께 한 호소했다.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전 사범이 한 것이다. 소청을 위해 내려간 전 사범에게 돌아온 건 ‘아직 새파란 놈이…’라는 무시와 비아냥 섞인 말 뿐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만들려고 하는 어른들에게 향한 정의로운 행동 이였다. 비리의 주역인 사람들은 결국 새파란 놈에게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 지금 심판 판정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현재 선수들은 맞춤식 품새를 하고 있다. 태권도한마당, 각 대학의 품새대회에 맞게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대회의 심판위원장은 같다. 몇 사람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모르는 규정이 많다. 고려품새를 예로 들면 주춤서기에서 옆차기로 이어지는 동작에서의 예비 발 움직임에 대한 심판들의 미묘한 감점은 그들만이 알고 준비하는 부분이다.

다른 사람은 모른다.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개최 3일 전에 각 참가국에게 경기규칙이 바뀌었다고 알려왔다. 코미디(comedy)다. 국내에서는 또 ‘가지치기’를 한다. 결승에 오르기 전 사전에 싹을 자르자는 처사다. 올해 중고연맹 고등부 단체전에서 우승한 팀이 KTA협회장기 대회에서 1차 예선 탈락을 경희대총장기대회에서는 우승을 했다.

또 한체대총장기 개인전 우승자가 KTA협회장기에서는 1차 예선 탈락을 대표선발전에서는 우승을 했다. 올 11월에 인천에서 열리는 제2회 WTF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어떻게 유치할지 걱정이다.

- 어떻게 하면 품새경기의 판정 잡음을 해소할 수 있는가.

△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상벌분과 부서를 설립하면 된다. 부정부패를 걸러낼 수 있는 내부의 정화제도가 없다. 이런 체제를 바탕으로 인품있는 상임심판제도 도입과 세계연맹과 KTA, 그리고 국기원의 기술분과에서 만큼이라도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출전 선수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 김 위원장에게 한마디 한다면.

△ 벌일수록 재밌는 일이 많다. 양심이 있으면 스스로 물러나라. 선수들이 바라고 있다. 자격이 없는 사람은 퇴출되어야 한다. 태권도계의 도덕이 살아있기를 바란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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