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유학온 일본인 츠다 히카루(16)의 힘찬 기합소리가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한편에선 그를 응원하는 영송여고 선수들의 응원이 불을 뿜는다.

관중들도 알았는지 일본에서 태권도 유학 온 히카루의 작은 몸짓 하나에 시선이 쏠린 모양이다. 관중석 누군가 큰소리로 “한·일전이야”라며 농을 던진다. 이어 “누가 유학생이야? 둘 다 비슷하게 잘하는데”라는 놀라움의 소리도 들려온다. 

경기결과는 6:4. 아쉽게 석패한 그를 향한 격려의 박수가 쏟아진다.

지난달 26일 홍천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경희대학교총장기 전국태권도대회 여고부 핀급 예선전에 출전한 츠다 히카루(16.일본)의 경기 모습이다.

지금까지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찾아 훈련을 해왔지만 전국대회에 출전해 발전 가능성을 확인 시킨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는 게 지도자들의 견해다. 하지만 히카루의 마음가짐은 왠지 한국을 걷힌 많은 유학생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한국에서 태권도 열심히 수련해서 올림픽 메달까지 도전하고 싶어요”라며 풋풋한 웃음을 짓는다.

지난해 세계주니어대회에 일본대표선수로 출전했던 그는 아소중학교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계명대학교 배영상 교수의 소개로 영송여고의 동계훈련에 일주일간 참가했다.

훈련을 끝마친 그는 종주국 한국 태권도의 체계적이고 열기 가득한 훈련방식에 매료 되 1년간의 한국어 학습계획 후 한국으로의 유학 오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뒤바꿨다. 하루빨리 한국에서의 태권도훈련에 참여하고 싶은 갈망에 지난 3월 말 영송여고로 정식 전학수속을 마쳤다.

박은선 영송여고 코치는 “히카루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흔쾌히 팀에 합류시켰다. 팀 전체에 보탬이 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히카루의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 경북 구미에서 열린 중고연맹대회 여고부 핀급예선에서 한초록(리라컴고)을 맞아 패하긴 했지만 박 코치는 “그의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엄청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츠카이. 박코치는 “경기운영능력을 상당부분 보완한다면 전국대회 메달권진입도 시간문제다. 오는 동계훈련 이후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같은 학교 팀원인 임은주(16) 선수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츠카이. 아직 더듬거리는 한국말이지만영송여고 선수들과 하나되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동료선수들을 응원하는 그에게서 깊은 태권도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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